[신규철 칼럼] 부영 송도테마파크 어찌하오리까?
[신규철 칼럼] 부영 송도테마파크 어찌하오리까?
  • 시사인천
  • 승인 2018.03.1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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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철 객원논설위원
▲ 신규철 객원논설위원

부영그룹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정경유착 재벌로 등장하더니 임대아파트 임대료 과다인상과 부실시공, 부당이익으로 악명을 떨치다 결국 이중근 회장이 회사 돈 횡령과 배임, 비자금 조성, 조세 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임대주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2월 7일 구속됐다.

인천에서도 최근 몇 년 새 부영의 기업로고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연수구 송도3교 입구에 있는 테마파크와 도시개발 사업부지 이외에도 포스코건설 본사 사옥을 매입해 부영송도타워로 간판을 교체했다. 작년 5월에는 <인천일보> 대주주가 됐다.

부지불식간에 인천과 상당한 연고를 가진 기업이 된 것이다. 기업이 인천 발전을 위해 투자와 사회공헌을 확대하고, 지역사회와 건강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면 마다할 사람이 있겠는가. 그러나 부영의 행태를 보면, 시민들 바람과는 동떨어진 것 같다.

부영의 송도 개발 사업은 테마파크 조성사업(49만9000㎡)과 아파트를 개발하는 사업(53만8000㎡)으로 구성돼있고, 두 사업은 서로 연동돼있다. 인천시는 부영에 도시개발사업 인가를 내주면서 ‘테마파크 준공 3개월 전에는 공동주택의 착공과 분양을 할 수 없다’는 조건을 달았다. ‘먹튀’ 방지책이다. 사업부지는 원래 옛 대우자동차판매 소유였는데 법정관리로 넘어간 뒤 경매(가격 1조481억)에 나온 것을 부영이 3150억원이라는 헐값에 매입했다.

부영은 땅값과 이자비용을 포함한 7200억원을 투입해 놀이시설과 워터파크, 호텔 등의 테마파크를 조성한다고 했다. 이는 시가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차원에서 시민들에게 여가 공간을 제공하고 관광산업 활성화를 꾀하는 공익적 성격의 사업이다. 시는 부영이 토지를 매입한 2015년 10월에 테마파크 사업 실시계획 제출기한을 12월까지 연장했고, 도시개발사업 기간도 함께 연기해 주었다.

시는 이후에도 두 차례 더 기한을 미뤄줬고, 마지막 연장 기한은 올 4월까지이다. 부영이 토지를 싸게 매입했지만 시가 도시개발사업을 연장해주지 않았다면 아파트 개발계획은 취소돼 유원지로 환원되고, 토지가치도 대폭 하락해 폐기물과 토양오염 처리만 책임지는 골칫거리로 전락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놓고 볼 때, 부영은 약속한 기일 안에 테마파크를 조성해야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지금 많은 시민들이 부영의 진정성과 사업의지에 의문을 갖고 있다. 과연 부영이 35만2833㎥의 폐기물 처리와 토양오염 정화를 제대로 할지, 공사비 뻥튀기 없이 7200억원을 온전히 투자해 테마파크를 최고의 관광명소로 조성할지, 도대체 믿음이 가지 않는다. 지난해 9월엔 아파트를 3940세대에서 4960세대로 늘려달라는 또 다른 특혜를 요구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옛말이 있다. 서민들의 임대아파트 분양가를 부풀려 1조원 대 폭리를 취하고, 최악의 환경오염을 일으켰던 원진레이온 공장(경기도 남양주시) 오염 부지를 아무런 정화작업도 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했던 기업이 바로 부영이다.

이런 선례를 보면, 송도테마파크의 미래도 대략 짐작해볼 수 있다. 부영이 개과천선할 수 있다고 보는 건, 너무 순진한 착각이 아닌가. 그런데 정말 순진한 사람이 있다. 바로 유정복 시장이다. 무려 세 번씩이나 부영의 요구를 받아줬다. 과도한 짝사랑 아닌가. 최근 부영은 사업 기한을 9월까지 더 연장해 달라고 떼쓰고 있다. 네 번째다. 만일 유정복 시장이 이번에도 수용한다면 부패한 재벌의 파수꾼임을 자인하는 꼴이다.

이제 최종 판단은 유정복 시장에게 달려있다. 원칙 있고 엄정한 공무집행이 시민의 공익을 지킨다. 시민들은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 살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