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인천시당, “지방선거와 개헌투표 분리해야”
자유한국당 인천시당, “지방선거와 개헌투표 분리해야”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8.01.0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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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실시 찬성’ 부산ㆍ경남과 대구ㆍ경북서 더 높아

자유한국당 인천시당(위원장 민경욱)은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분리를 주장했다.

한국당 인천시당은 “국민의 70% 이상이 개헌에 찬성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라며 “한국당도 구시대적 헌법을 새로 고치자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하면서도 지방선거와 개헌 투표를 분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개헌 논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을 피해가기 위한 정치적 술수로 개헌을 제안해 촉발됐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개헌 제안은 국민들의 탄핵 촉구 여론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수면 아래에 묻혔다.

대신 국회 등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가 본격화됐다. 국회 교섭단체들은 이구동성으로 ‘대통령에 권한이 집중돼있기 때문에 국정농단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4년 중임제 또는 이원집정부제 등 대통령 권한을 나누는 것을 골자로 한 개헌안이 부각했다.

국회가 2016년 12월 헌법개정특별위원회(이하 개헌특위)를 구성하면서 개헌 논의가 공론화됐고,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에서 ‘2018년 지방선거 때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더욱 본격화됐다.

국회는 개헌특위 안에 시민단체 활동가와 법학자 등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자문위는 기본권을 확대하고, 국민 입법권ㆍ투표권ㆍ발안권을 보장하며 지방분권을 확대하는 쪽으로 개헌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한 의견수렴을 위해 지난해 말까지 지역별 순회 공청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개헌 절차를 보면, 대통령 또는 국회가 개헌안을 발의하면 국회 의결을 거친 뒤 국민투표로 의결하게 돼있다. 지방선거일인 6월 13일에 개헌안 국민투표를 하려면, 국회가 최소한 5월 13일 이전에 개헌안을 의결해야한다.

한국당 인천시당은 개헌을 찬성하지만 논의가 부족하다며 지방선거와 개헌 투표 분리를 주장했다. 한국당 인천시당은 “개헌은 진지하고 포괄적인 논의로 국민들의 뜻을 담아야한다”며 “졸속으로 밀실에서 야합하듯 급조한 헌법 (개정안) 때문에 분열과 혼란이 야기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서 “여권이 개헌안을 들이밀며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는 것을 반대하는 측을 반(反) 개헌세력으로 몰아붙이며 개헌을 지방선거에 악용하겠다는 야욕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인천시당,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 찬성여론 수상해”

한국당 인천시당은 국회의장실이 실시한 여론조사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 찬성 80%’가 수상하다고 했다.

국회의장실이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국내 성인 남녀 1000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를 보면, ‘지방선거 때 개헌안 국민투표 동시 실시’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82.5%, 반대는 14.2%다.

이를 두고 한국당 인천시당은 “국회의장실은 80% 넘는 응답자가 동시 투표에 찬성했다고 발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 사실을 여론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며칠 뒤 한 언론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동시 투표 찬성’ 44.7%, ‘장기적으로 결정’ 41.6%로 나타났다”며 “불과 2~3일 차이로 결과가 40%p 이상 차이 나는 것은 누가 봐도 수상쩍다”고 했다.

한국당 인천시당이 인용한 여론조사 결과는 <서울신문>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29일까지 실시한 것(국내 성인남녀 1000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다. 지방선거와 개헌 투표 동시 실시에 찬성 응답은 44.7%, 장기적으로 결정해야한다는 응답은 41.6%로 나왔다.

한국당 인천시당은 “일부 세력의 이해와 요구만 반영하는 반쪽짜리 헌법이 되서는 안 된다. 설익은 개헌카드로 국민 혼란을 가중하고 편 가르기 하는 정략적 꼼수로 쓰는 것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대역죄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방선거와 개헌 투표 동시 실시를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한다”고 한 뒤, “정치권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친 후 보다 정제된 개헌안으로 국민의 결정을 받게 정도(正道)를 걸어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지방선거와 개헌 투표 동시 실시 여론 높아

한편 국내 다수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방선거와 개헌 투표를 동시에 실시하자는 의견이 우세하다.

<세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7~28일 실시한 여론조사(국내 성인남녀 1007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결과를 보면, 개헌 국민투표 시점을 묻는 질문에서 2018년 지방선거 때 35.7%, 지방선거 이후 2020년 국회의원 선거 전 25.8%, 2020년 국회의원 선거 때 13.0%로 나왔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7일 실시한 여론조사(국내 성인남녀 1017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결과에서도 지방선거와 동시 실시가 46.8%로, 지방선거 후에 실시하자는 의견 23.4%보다 두 배 높게 나왔다.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도 지방선거 때 실시가 총선 때 실시보다 높게 나왔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실시’ 항목이 추가돼 있었는데, 이게 높게 나왔다.

<동아일보>가 리서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9∼30일 실시한 여론조사(국내 성인남녀 1005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결과를 보면, 지방선거 때 동시 실시가 27%, 2020 총선 때 18%, 문 대통령 임기 내 36.2%로 조사됐다.

지방선거 때 개헌투표 ‘PK 70% 이상, TK 60% 이상’ 찬성

지방선거와 개헌 투표 동시 실시를 찬성하는 여론은 대구ㆍ경북(TK)과 부산ㆍ경남(PK)에서 더 높게 나왔다.

<부산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12월 26일부터 실시한 여론조사(부산 성인남녀 814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4%p / 경남 성인남녀 806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5%p) 결과를 보면,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는 것에 찬성 또는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부산에선 78.1%가 찬성한다고 밝혔고, 반대는 13.2%에 불과했다. 경남에선 77.1%가 찬성했고, 반대는 15.2%에 그쳤다.

대구와 경북도 마찬가지였다. <매일신문>이 폴스미스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6~28일 실시한 여론조사(대구 성인남녀 1000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경북 성인남녀 988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결과를 보면,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 실시 찬성이 대구 60.9%, 경북 62.1%로 조사됐다. 반대는 20.7%와 24.2%로 각각 나왔다.

한국당의 정치적 기반이라 할 수 있는 PK와 TK의 민심이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는 셈이다. 위에 열거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