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청년들과 소통하고 지원정책 만들어야”
“인천시, 청년들과 소통하고 지원정책 만들어야”
  • 김강현 기자
  • 승인 2018.01.0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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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 인천의 청년단체를 만나다 ② 모든 청년들의 노동조합 ‘인천청년유니온’

우리나라 청년들의 삶이 고달프다. 높은 실업율과 낮은 임금, 고용 불안정으로 인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삶으로 내몰리고 있다. 하지만 세상 탓만 하지 않고, 그렇다고 오로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을 향한 삶이 아닌,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청년들도 있다. 새해를 맞아 그들의 희망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일하는 모든 사람은 헌법을 근거로 노동권을 보장 받는다. 노동조합을 만들거나 가입해 사용자와 협상하기도 하고, 부당한 처우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노조 가입률은 10%가 채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에 갓 진출한 청년들의 목소리는 묻히는 경우가 다반사고, 불이익이 두려워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 처해있는 수많은 청년노동자들과 함께 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청년유니온이 창립했다. 청년유니온은 노동자뿐만 아니라, 교육생이나 취업준비생 등 모든 청년의 노조가 돼, 그들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조합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했다.

지난 3일, 2012년 인천시에 노조 설립신고를 한 인천청년유니온의 이태선 위원장을 만나 인천에 살고 있는 청년노동자들의 삶을 들었다. 아래는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인천청년유니온은 어떤 단체인가?

▲ 2016년 6월에 진행한 ‘최저임금 인상 캠페인’.<사진제공ㆍ인천청년유니온>
인천청년유니온은 청년들이 겪고 있는 일자리ㆍ노동문제를 당사자 스스로 나서서 해결하자는 목적으로 창립된 청년들의 노조다. 2010년에 청년 30여명이 서울에서 모여 노조를 만들자고 뜻을 모았고, 노동부에 설립신고를 했다. 그러나 노동부는 청년유니온은 노조가 아니라며 계속 반려했다. 그래서 지역으로 흩어져 지역별로 설립신고를 했다. 인천은 2012년에 인천시로부터 노조로 인정됐고, 중앙은 2013년에 노동부로부터 공식 지위를 인정받았다.

중앙정부가 인정하지 않으니 우회해 먼저 지역에서 설립신고를 한 것이었고, 그래서 청년유니온 인천지부가 아닌 인천청년유니온으로 불리게 됐다.

청년유니온엔 15세부터 39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교육을 받고 있거나 구직 중이어도 가입할 수 있다. 39세가 넘으면 후원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인천청년유니온은 취업준비ㆍ아르바이트ㆍ인턴ㆍ실습ㆍ사회초년생 등, 다양한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드러낸다. 지방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거나, 기업이나 산업 전반에 구체적 변화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 노동법 교실ㆍ보육교사 실태조사ㆍ청년노동 실태조사ㆍ노동법 상담ㆍ최저임금 인상 캠페인 등을 진행했다. 조합원 월례모임에서는 노동 관련 사항뿐만 아니라 사회 이슈를 공부하고 친목을 도모한다.

이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 2015년 6월 최저임금위원회에 사용자 측 위원이 회의 참가를 거부해 진행한 1인 시위.
청년유니온을 처음 안 건 미용 관련 업종에서 관리자로 일하고 있을 때다. 미용실에는 디자이너와 스텝들이 있는데, 대부분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20대였다. 처우가 너무 열악했다. 급여는 물론이고 복리후생은 언감생심인 상황이었다. 그때 청년유니온에서 스텝 처우 개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알고 가입했다. 나 또한 청년노동자로 살아가는데,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함께 활동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고, 어떻게 모이게 됐나?

현재 인천청년유니온 조합원은 61명이고, 후원회원이 11명 있다. 가입한 동기는 거의 다 똑같은 것 같다. 살아가면서 겪는 문제를 풀어줄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내 목소리를 내고 싶은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까지 주로 가입하는 경로는 인터넷이다. 인터넷으로 청년유니온의 활동을 보고 가입한다. 청년유니온에서 보도 자료를 내는 등, 언론 활동을 하니까 기사를 보고 가입하는 경우도 많다.

청년유니온이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은?

청년유니온은 노조이기에 노동문제에 관심이 많다. 우리가 생각하는 노동문제는 지금 당장 일하는 부분에도 있지만, 노동시장으로 편입되는 과정에도 있다. 교육과정을 마치고 노동시장으로 편입되는 기간을 이행기라고 하는데, 이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이행기에 있는 청년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기에 정책을 제안하기도 한다. 사회보험적 측면으로 청년들이 일자리를 갖는 과정에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어떻게 편입할 것인가의 문제다. 단순히 실업률을 낮추고 고용율을 높이는 게 아니라, 괜찮은 일자리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기업과 1:1 교섭이 아니라 사회적 교섭을 하려한다. 노동조건 개선과 삶의 질 개선, 노동시장 진입 과정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활동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경험은?

▲ 이태선 인천청년유니온 위원장.
개인적으론 2016년 말 박근혜 퇴진 촉구 서명운동을 했던 것이다. 아마도 인천청년유니온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하야 촉구 1인 시위를 했다. <JTBC>에서 최순실 태블릿피시(PC) 얘기가 나온 다음날인 2016년 10월 26일 아침에 부평역 지하도상가에서 1인 시위를 했다. 1인 시위를 한 이유는 무엇보다 정유라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다. 사회적 여론도 비슷했다.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으며 살고 있는데, 불합리하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 반응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후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아보자는 마음에서 시국선언을 했다. 인천지역 청년단체들에 연락했고, 청년 1112명이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그것도 인천지역에서 최초였는데, 새누리당 인천시당 앞에서 했다.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지만 인천 청년들이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다.

활동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어려운 점이자 반성할 지점이기도 한데, 전국 청년유니온 가운데 인천만 상근자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인천청년유니온의 활동 폭이 좁다.

모두 직장이 있고, 자기 생업시간 외에 활동하다 보니 한계가 있는 것 같다. 다른 지역이 상근자를 둘 수 있는 배경의 하나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다. 지원이 있어 상근자 활동비를 지급할 수 있다. 인천은 지원이 없고 청년정책도 없는 실정이다.

인천시엔 청년기본조례가 없다. 다른 지자체엔 청년기본조례가 있어, 지원받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의 ‘뉴딜 일자리 정책’ 같은 게 일례다. 인천시도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해 청년정책이 한 단계 더 진전할 수 있어야한다.

인천 청년들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는?

▲ 2016년 11월 새누리당 인천시당 앞에서 진행한 ‘인천 청년 시국선언’.<사진제공ㆍ인천청년유니온>
일자리 문제인 것 같다. 인천은 특수한 상황에 있다.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해 밀려난 사람이 많다. 이들은 인천에서 잠만 자고 서울이나 경기도로 일하러 간다. 그 이유는 주거비가 상대적으로 싼 것도 있지만, 인천에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인천의 제조업체가 경기도나 충남으로 많이 이전하고 있다. 인천항과 인천공항이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한다. 꼭 경제적으로 성장해야한다는 뜻은 아니다. 인천에서 일하고, 놀고, 삶을 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살고 싶은 도시가 될 것이다. 이게 삶의 질과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 인천시의 청년 지원정책이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이렇게 말하면 시에서 섭섭해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지역과 비교해보면 청년들에게 필요한 정책이 정말 없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소통의 부재인 것 같다. 시가 소통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성해 청년들이 정말 필요한 정책이 뭔지 파악하고 만들 수 있어야한다.

인천 청년노동자 실태조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결과는 어땠나?

조사하면서 느낀 건, 청년노동자들이 노동법에 대해 정말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본인이 정규직인지 계약직인지도 모르고, 계약기간이 있다면 몇 개월인지도 잘 몰랐다. 본인의 소정 근로시간이 몇 시간인지도 잘 모르고, 잔업수당이나 시간외수당을 제대로 받고 있는지도 잘 몰랐다. 그래서인지 설문에 응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이것과 관련해 제안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 성평등 교육을 학교나 기업에서 의무적으로 하듯, 노동법 교육도 의무적으로 하는 구조를 만드는 거다. 정규교육과정에 넣는 것도 중요하고, 교육과정에서 배우지 못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육해야한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노조 가입률이 전국 평균과 비슷하게 10% 정도였다. 노동법 관련해서 가장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은 노조가 없는 회사에서 일하는 이들이다. 노조가 있다면 내가 노동법을 몰라도 노조에서 함께 하기에 괜찮은데, 노조가 없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올해는 인천청년유니온부터 노동법 교육을 확대ㆍ강화하는 걸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