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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애관극장 한 세기김현석 인천민속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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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5호] 승인 2018.01.08  16: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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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석 인천민속학회 이사
애관극장이 팔린다는 소문이 나오면서 시민들이 급히 성명서를 만들어 발표했다. ‘한국 최초의 실내극장, 애관극장 보전을 위한 인천시민들의 호소와 제안’이란 제목이 붙은 성명서다. 341명이 연명한 성명서에는 ‘애관극장을 인천의 공공문화유산으로 보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인천시민들에게 주기를 바란다’는 호소가 담겼다.

성명서를 읽으며 애관극장에서 영화를 마지막으로 본 때를 더듬어 기억해보니 꽤 오래됐다. 부평역 앞에 있는 대한극장도 반세기를 넘긴 극장인데, 여기도 발길을 끊은 지 오래다. 고쳐 새로 개관한 미림극장도 마찬가지다. 산곡시장 구석에 건물만 남은 백마극장은 가본 적도 없다. 사라지는 극장을 안타깝게 여기면서도 정작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가서 팝콘과 콜라를 한 품 가득 안고 표를 끊는 모습이 극장 건물과 겹쳐 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관극장은 그대로 남아 있으면 좋겠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애관이란 이름에 역사의 흔적이 짙게 담겨 있고, 한 세기에 걸쳐 드나들던 사람들의 흔적이 너무 깊이 뿌리내려 있다.

애관극장은 흔히 협률사, 축항사를 잇는 역사적 계보 속에서 지역 문화자산으로서 의미가 거론된다. 근거 자료를 확실히 확인할 수 없는 협률사를 옆으로 옮겨놓고 보더라도, 축항사가 애관이란 이름으로 바뀐 것이 1921년 무렵이다.

당시 천연두 백신을 접종하는 종두(種痘) 등을 실시할 때 마을별로 나눠 했는데, 내리ㆍ외리ㆍ율목리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모여 백신을 맞은 곳이 애관이다. 1921년 춘계 종두 때는 접종 장소인 애관을 소개하며 ‘전 축항사’라는 설명을 붙였고, 1920년 콜레라 예방 접종 당시에는 축항사라고 안내하고 있으니, 이 무렵에 애관이란 이름이 처음 생긴 것 같다.

축항사나 애관은 주로 공연이나 집회 장소로 활용된 듯한데, 1924년부터는 활동사진을 상영하기 시작하면서 조선인 전용의 활동사진 상설관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해, 애관의 주인이었던 정치국이 사망한다. 친일 성향을 갖고 있던 정치국은 1899년 부산에 거주하며 기선회사를 설립한 후, 이듬해인 1900년 인천에 본점을 둔 대한협동기선회사의 중역을 맡으며 인천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정치국이 언제부터 극장 사업에 손을 댔는지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정치국이 사망한 후 한동안 방치돼있던 애관을 인수한 이가 김윤복이다. 개축해 1주년 기념행사를 연 것이 1927년 2월 11일이다. 그 후 경영자가 바뀌기도 했으나 인천의 대표적 영화관으로 자리를 잡아왔다.

애관극장은 영화 상영만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극장이 그렇기도 했는데, 집회ㆍ강연ㆍ공연 등을 할 때 극장을 이용하기도 했다. 그러니 애관극장은 인천 역사의 한 축을 지탱하고 있으면서 서민들의 애환을 차곡차곡 담은 하나의 역사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삼릉 미쓰비시 사택이 철거됐고, 답동 가톨릭회관도 철거 중이다. 습관처럼 사라질 위기에 직면해서야 눈길을 보내고는 한다. 애관극장이 보전돼야한다면 극장으로서 제 대접을 받을 때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번 달에는 애관극장을 찾아가 영화 한 편이라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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