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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등급제로 짓밟힌 장애인의 자립생활 ‘꿈’장애인단체, 국민연금공단 부평계양지사에서 ‘장애등급제 폐지’ 기자회견 … 공단 “객관적 판단한 것”
김강현 기자  |  isisapres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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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호] 승인 2017.11.10  1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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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국민연금공단 부평계양지사 앞에서 '장애인의 탈시설 가로막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인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0일 오전 국민연금공단 부평계양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증장애인의 탈시설을 가로막는 장애등급제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두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최근 국민연금공단의 장애등급 재심사 과정에서 어이없는 평가과정으로 한 중증장애인의 탈시설이 가로막혔다”며 “장애감수성과 당사자에 대한 이해 없이 진행되는 현재의 장애등급제와 국민연금공단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부평에 소재한 한 장애인시설에서 40년간 거주 했던 지적·뇌병변 중복장애인인 A(52세‧남)씨는 시설에서 나와 자립생활을 하기 위해 최근 인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운영 중인 ‘중증장애인 자립생활 체험 홈’에 신청해 합격했다.

A씨는 합격 후 자립생활에 필요한 장애인 복지 서비스 신청을 위해 장애등급 재심사를 국민연금공단에 신청했다. 이를 위해 A씨는 병원에서 의사소견서와 진료 기록, 각종 검사를 했으며 자립생활에 필요한 훈련과 공부도 진행했다.

그런데, 지난 2일 국민연금공단은 A씨가 있는 시설로 전화해 A씨의 장애 중 지적장애가 인정될 수 없다고 하며 현재 재심사 결과는 3급에 해당한다고 했다. 또한, 신청한 장애등급 재심사를 철회할 것인지 이의신청을 할 것인지 물었다.

중복장애로 2급을 인정받고 있는 A씨의 경우, 지적장애가 인정되지 않으면 장애등급은 3급으로 판정돼 장애인 연금 등 여러 장애인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또한 장애등급이 3급일 경우 활동지원 시간이 대폭 줄게 돼 사실 상 자립생활이 불가능해진다.

A씨가 재심사를 철회하면, 자립생활을 위한 조건이 되지 않는다. 또한 이의신청을 할 경우에는 장애인 연금에 탈락할 수도 있다. 장애인 연금이 A씨가 버는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A씨와 단체 관계자들은 이의신청은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A씨는 재심사를 철회했다. 장애등급 재심사로 인해 40년간의 시설 생활에서 벗어나려 했던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날 두 단체는 A씨의 장애등급 재심사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50년 동안 지적장애인으로 살아온 A씨를 두고 국민연금공단이 단 몇 분의 인터뷰만으로 지적장애가 없어졌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두 단체는 “국민연금공단이 밝힌 A씨의 지적장애가 없어진 이유가 장애등급 확정을 위해 진행한 면접에서 ‘A씨가 지적장애인이라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 전부였다”며 “공단 관계자들이 몇 분만의 인터뷰로 지적장애가 없어졌다고 판단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애감수성이 전무한 공단의 장애등급 심사과정과 장애등급제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탈시설을 가로막고 한 사람의 꿈을 짓밟는 장애등급제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기자회견 참석자가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폐지하라는 피켓을 들고있다.

기자회견 후 참가자들은 ▲이번 재심사 과정에 대한 국민연금공단 부평계양지사의 사죄와 장애등급 재심사위원들에게 장애인권 감수성 교육 실시 ▲국민연금공단의 지적장애인 장애등급 심사 기준 전면 개정 ▲장애등급제 즉각 폐지 등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국민연금공단 부평계양지사에 전달했다.

A씨를 16년 동안 가르쳤다고 밝힌 야학 교사는 “공단에선 지적장애가 없다고 하는데, 당사자는 지금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를 못하고 있다. 막연하게 ‘내가 시험을 잘 못 봤나보다, 내년에 시험을 잘 봐야겠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며 “A씨가 지적장애인이 아니라면 16년 동안 초등 기초반 수업을 듣는 학생이라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 부평계양지사 관계자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지사 직원은 전문의가 아니다 보니까 진단을 내릴 수 없다”며 “지사 직원은 면담을 진행하고 소견서를 첨부해 당사자가 제출 한 진단서와 함께 국민연금공단 중앙본부의 장애심사센터로 보낸다. 센터에서 전문의들이 참석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병원이 작성한 진단서만 기준으로 장애인 등록을 했는데 그렇게 하다 보니 정말 어려운 장애인들이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며 “그래서 공단이 장애심사센터를 만들어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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