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개항장 오피스텔 ‘차익 챙긴 지도층’ 시 위탁기관 임원
[단독]개항장 오피스텔 ‘차익 챙긴 지도층’ 시 위탁기관 임원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8.12.0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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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인사검증 부실하고 행정 내부 소통 안 된다는 얘기”

인천시가 건축허가에 문제가 있다며 중징계를 예고한 개항장 오피스텔 사업의 당초 토지 소유주들이 시 위탁사업 기관의 대표를 맡고 있고, 체육회 신임 이사로 위촉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쪽에선 관계 공무원에 대한 중징계를 예고하고, 다른 한쪽에선 시 행정과 관련 있는 기관의 새 임원으로 위촉하는 엇박자 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개항장 오피스텔 사업은 중구 선린동 56-1번지 일원 4669㎡(약 1414평)에 오피스텔(899실) 2개동(26층, 29층)을 짓는 사업이다. 지방선거 하루 전날인 지난 6월 12일 중구청의 최종 건축허가 승인이 났다.

문제는 이 땅 소유주가 전 중구청장 친인척이 포함된 사회 지도층이었다는 것이다.

해당 부지의 소유주가 전 중구청장의 친인척을 비롯해 중구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회장의 딸과 중소기업중앙회 인천회장 등 3명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아울러 이들은 6월에 건축허가만 받고, 7월에 땅을 매각해 막대한 시세 차익을 챙겼다.

시가 개항창조도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이곳 땅값이 오르기 시작했고, 2014년 8월께 오피스텔 건립 계획이 추진됐다. 경관 심의와 건축 허가가 나자 이들이 매입 당시 1㎡당 169만원이던 개별 공시지가는 1㎡당 227만원으로 뛰었다.

이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사회지도층에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는 커녕, 오히려 자신들이 사회에서 누리고 있는 지위와 정보를 활용해 사익을 추구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아울러 직접 개발하지 않고 매각으로 차익만 챙긴 것은 석연치 않은 대목으로 남아 있다.

이런 이들이 인천시의 유력한 유관기관의 장과 임원을 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시의 인사 검증 부실과 함께 내부 소통도 부족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중구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장은 인천시주민자치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고, 중소기업중앙회 인천회장은 최근 인천시체육회 새 이사로 위촉됐다. 주민자치연합회는 시 예산으로 주민자치박람회 등을 주관하고, 시 체육회 역시 예산을 받아 체육행정을 총괄하는 곳이다.

시 관계자는 “사단법인 주민자치연합회 회장 인선은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뽑는다. 현 회장이 2009년 12월 취임해 현재까지 맡고 있다. 시가 관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다만 지난번 개항장 오피스텔 토지 소유 문제로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체육회 이사의 경우는 시가 나름의 검증을 거치는 곳이라 뼈아픈 대목이다. 특히, 이 인사는 전 동구청장의 아들을 채용하고 출근을 안 해도 급여를 제공한 혐의로 2심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시가 위촉해 논란을 키웠다. 시는 위촉할 당시 오피스텔 문제가 발생하기 전이었고, 동구 사건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시 인사검증 시스템이 부실하고 내부에서도 결국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얘기밖에 더 되냐”며 “관련 공무원에 대한 중징계까지 예고한 만큼 토지 소유 변화과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아울러 노블리스 오블리주에 어긋난 인사들은 스스로 처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