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조, “홍영표, ‘노조는 가만히 있으라’ 해”
한국지엠 노조, “홍영표, ‘노조는 가만히 있으라’ 해”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8.12.0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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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베리 앵글, 산은과 홍영표 만나 분리 뜻 전해
노조, “또 배제… 경영실사와 정상화 합의 모두 공개해야”
지난 8~21일 한국지엠노조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부평사무소를 점거했다. 당시 홍 대표 사무소 내부 전경.
한국지엠지부는 정상화 합의를 주도한 홍영표 의원실을 점거 했고, 홍 의원은 이를 테러에 빗대 비판했다.

한국지엠, “법인 분리 잠정중단… 분리 입장은 변함없어”

한국지엠이 법원 결정을 수용해 법인 기업분할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규정에 따른 정정 신고일뿐 분할은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부연했다.

한국지엠은 지난 5일 회사 법인 분할 일정을 잠정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한국지엠은 “서울고등법원은 2018년 11월 28일 본건 분할계획서를 승인한 주주총회 결의의 효력을 정지하고 위 결의의 집행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결정을 했다”며 “이에 따라 본건 분할 일정은 잠정적으로 중단됐으며 구체적 일정은 다시 결정되는 대로 공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정상화 합의 72일만에 법인분리를 선포했다. 그 뒤 지난 9월 카허 카잼 사장 홀로 주주총회를 개최해 법인분리를 의결하고, 12월 3일 분할등기를 마무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서울고등고법원이 법인분리는 한국지엠과 산업은행이 합의한 정상화 합의의 특별결의에 해당한다며, 분리를 의결한 주총의 효력을 정지했다. 정상화 합의로 특별결의 사항의 경우 85%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산업은행(17%)의 동의가 없었던 만큼 무효라고 판단했다.

한국지엠은 분리 잠정 중단이 법원 판결로 기존 일정을 지키지 못하게 된 데 따른 공시일뿐, 법인 분할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은 대법원에 재항고 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했다.

베리 앵글 지엠(GM) 총괄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도 지난 5일 방한해 이 같은 의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정상화 합의를 주도했던 베리 앵글 총괄부사장은 입국 후 바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법인 분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노조, “홍영표, ‘노조는 가만히 있으라’ 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발끈했다. 한국지엠 경영 부실에 대한 실태조사와 정상화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물론,법인 분리 과정에서도 노조는 계속 배제 되고 있다.

노조는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해 노사 간 교섭이 필요한데 한국지엠은 15차례나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은과 홍영표 원내대표가 법인 분리에 변함이 없는 지엠 경영진을 만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노조는 특히 사실상 홍 원내대표가 지엠 편이나 다름없다며, 그의 행보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노조는 법인분리 주총 무효 판결 이후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한 서명운동 차원에서 국회를 방문했을 때 홍 의원을 만났는데, 상실감을 안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노조 관계자는 “홍영표 원내대표 만나는 자리였으면 안 갔다. 민주노총 인천본부가 주관해 서명받으러 간다기에 지난주 국회에 다녀왔다. 인천지역 여야 국회의원과 모이는 자리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홍 의원과 간담회였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홍 의원한테서 두 가지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노조 관계자는 “북미 지엠 노동자는 연봉이 5000만원인데, 한국지엠은 많이 받는 게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또 법인분할과 관련해선 지엠이 북미와 해외 공장 폐쇄를 발표했는데, 노조가 자중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노조는 철저하게 배제되고 있는 데 ‘가만히 있으라’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쓴소리를 했다.

노조 집행부는 이날 홍 의원에게 지난 5월 산은과 한국지엠 간 정상화 합의를 주도했으니 정부와 여당에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지만, ‘정부가 뭘 더하냐’는 핀잔만 들어야했다고 밝혔다.

반면 홍영표 의원은 “민주노총 인천본부가 노조와 함께 찾아온다고 해서 만났다. 비보도를 전제로 최근 글로벌 GM의 구조조정 발표 상황 때문에 걱정이 많다는 이야기는 나눈 바는 있다”며 “법인 분리 반대 서명에 대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하는 내용이라 현 단계에서 정부 개입 여지도 없고 부적절해 사전 서명은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국지엠 대책 특별위원장 홍영표 국회의원(인천부평을).
더불어민주당 한국지엠 대책 특별위원장 홍영표 국회의원(인천부평을).

노조, “지엠과 산은, 경영실사 공개하고 특별교섭 응해야”

노조는 기업분할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목적이 아니라, 지엠이 구상한 구조조정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로 보고 있다. 투자가 목적이라면 굳이 법인을 분리할 필요가 없는데, 투자를 빌미로 분리를 강행하는 것은 정리해고가 목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정리해고 가능성은 지난 10월 국정감사 때 드러났다. 지난 5월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한 정부와 지엠 간 협의 때 지엠이 2000명을 구조조정 하겠다는 뜻을 산업은행 측에 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노조는 산은과 홍 의원에 대한 불신이 더욱 높다.

신설법인은 단체협약이 없어 고용보장이 어렵다. 노조가 신설법인으로 이전하게 될 노동자(약 90% 사무직)의 고용보장 확약을 위한 교섭을 사측에 제안했지만, 한국지엠은 거부하고 있다.

노조는 법인분리로 한국지엠이 연구개발 없이 지엠의 오더만 받는 생산기지로 전락하면, 지엠이 물량 배정을 근거로 정리해고 등의 노동 유연성이 심화될 것이라며 법인 분리를 반대했는데, 이 우려 또한 현실로 다가왔다.

지엠은 법인분리 주총 무효 판결 이후 법인 분리를 투자에 대한 조건으로 제시했다. 법인 분리를 동의해주면 신설 법인에 연구개발 투자 물량을 배정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법인 분리를 볼모로 삼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노조는 “처음부터 뜻이 다른 데 있었던 것이다. 산은과 홍영표 의원은 지엠의 술수에서 벗어나 면담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경영실사 보고서와 정상화 합의서도 공개해야 한다”며 “한국지엠은 법인 분리를 폐기하고 즉각 특별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