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수출단지 평택 이전 시 인천항 1조4000억 증발
중고차 수출단지 평택 이전 시 인천항 1조4000억 증발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8.12.0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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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물량 감소에 중고차마저 위기
박남춘, “인천 유지방안 찾겠다”
항만업계, “내항 4부두 최적지”
인천항 내항 선석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중고차들.<시사인천 자료사진>
인천항 내항 선석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중고차들.<시사인천 자료사진>

한국지엠의 인천항 KD센터 폐지에 이어 중고차마저 수출단지 조성이 늦어지면서 인천항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웠다.

인천항의 연간 중고차 수출 규모는 25만 대로, 수출액 기준 약 1조4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하지만 수출단지를 찾지 못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인천에선 대책 마련이 늦어지는 사이, 자동차 전용부두를 갖춘 평택항만공사는 인천 수출업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인천에서 중고차가 빠지면 인천 내항 물동량은 올해 12월 한국지엠 KD센터(반제품 수출 포장 센터) 폐지를 앞두고 있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중고차 물량이 빠지면 내항 전체 물동량의 15% 수준인 300만RT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인천내항의 경우 항만 기능 재배치와 자동차 수출물량 감소 등으로 물량이 계속 감소하자 올해 부두운영사를 하나로 통합했다. 하지만 중고차마저 사라지면 인천내항부두운영㈜은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할 전망이다.

중고차 수출업체는 현재 송도유원지에 몰려있다. 연수구가 승소해 사무실로 썼던 불법 가설물은 사라졌지만, 중고차 단지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연수구와 주민들은 유원지 개발이 예정돼 있는 곳이라며 올해 말까지 수출업체에 철수를 요청한 상태다. 수출업체는 마땅한 자리가 없어 현재 눌러앉아 있는데 마냥 버틸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이에 ㈔한국중고자동차수출조합은 올해 안으로 송도유원지에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신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 등 관계 기관에 인천에 머물 수 있게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인천시는 지난 3일 박준하 행정부시장과 관련 국장 등 고위직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고 중고차 수출물량 이탈 논란에 대해 논의했다.

그리고 이튿날에는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인천항발전협의회 등과 회의를 열고 대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결론에 도달하진 못했다.

박남춘 시장이 5일 오전 현안점검회의 때 중고차 수출단지 문제를 점검했지만 인천에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박 시장은 “국내에서 중고차를 제대로 수리하고 정비한 후에 경매시스템을 통해 해외로 수출하면 좋을 텐데, 그런 시스템 구축이 미비하다”며 “현재 연수구에 있는 수출 중고차 부지 문제는 이전을 통해 인천에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시민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데 대안을 쉽게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밝혔다.

인천항만공사는 남항 인근 부지 제안 항만업계는 부정적

시와 인천항만공사 인천항발전협의회 등이 대안을 쉽사리 도출하지 못한 것은 중고차 수출 산업에 대한 입장과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인천항만공사는 인천남항 석탄부두와 관공선부두 사이에 있는 컨테이너야적장(약 40만㎡)을 수출단지로 제안했다. 하지만 인천시와 중구와 이 인근 라이프 주민들의 반대 민원을 우려하고 있다.

또 인천항발전협의회와 수출업계 등은 단지조성은 시급한데 석탄부두 옆 부지 사용은 기약하기 어렵다며, 올해 12월 한국지엠 KD센터가 빠지는 내항 4부두(약 14만 ㎡)가 최적지라는 입장이다.

인천항만공사가 제시한 부지는 현재 제1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카페리 선사들이 컨테이너 야적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사는 내년 12월 남항에 새 국제여객터미널이 개장하면 제1국제여객터미널이 이전하게 되고 컨테이너야적장 또한 같이 이전하게 돼 자리가 난다는 것이다.

공사는 3단계로 자동차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중고차 단지를 조성하고, 단계적으로 신차를 위한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인근 라이프아파트 주민들은 자동차 클러스터 조성으로 인해 교통혼잡과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가 한국지엠 인천KD 수출센터의 인천항 4부두 철수에 따라 해당 부지를 중고차 수출단지로 조성하자고 했다. (사진제공ㆍ인천상공회의소)
인천상공회의소와 인천항발전협의회는 한국지엠 물량 감소에 따라 내항 4부두를 중고차 수출단지로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사진제공ㆍ인천상공회의소)

항만업계, “수출단지는 당장 시급 4부두가 최적”

공사가 제시한 계획은 인천항발전협의회 등 항만업계도 반대하고 있다. 단지조성은 시급한데 시점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새 국제여객터미널이 내년 12월 개장이면 이미 1년을 허송세월해야 하고, 현실적으론 내년 12월 개장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오히려 내항 4부두가 최적지라고 했다. 인천항발전협의회 관계자는 “4부두의 경우 한국지엠의 수출물량 감소로 유휴공간에서 당장 사용이 가능하다. 게다가 내항의 경우 물동량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고차 단지가 들어서면 반전을 통한 물량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내항에 들어서면 바로 선적하기 때문에 물류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내항의 경우 365일 24시간 정온수역(수위가 일정한 수역)을 유지하기 때문에 날씨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선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내항 4부두 또한 민원이 제기될 수 있으나 이는 남항에서 다시 내항으로 선적하기 위해 트럭킹하는 것보다 교통혼잡과 소음 피해 등이 적다. 아울러 중고차 산업을 키울 수 있고, 중고차 수출 증대로 지역 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내항에 수출단지 조성은 한국 중고차 수출 산업 발전을 위한 초석이나 다름없다. 이웃한 일본의 경우 연간 120만대를 동남아와 중동 등에 수출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 차량은 우핸들 차량이라, 일부 좌핸들 사용 국가는 일본 중고차 수입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한국 중고차 수출 산업에 기회가 온 것이다.

박남춘 시장은 5일 현안점검회의를 마치고 인천에 수출단지를 계속 유지할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중고차 등록·정비·경매·수출 시스템이 갖춰질 때 국내 중고차 산업이 살아날 것이고, 수출 시장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천에 필요한 산업으로 유지할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