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물어본 평양성, ‘8폭 병풍도’ 인천에
문 대통령이 물어본 평양성, ‘8폭 병풍도’ 인천에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8.09.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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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암미술관 소장… 문화재청 지난 8월 보물로 지정
송암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평양성도 병풍(자료제공 문화재청)
송암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평양성도 병풍(자료제공 문화재청)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만수대창작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평양성을 소재로한 그림을 보면서 ‘평양성이 아직 남아있냐’고 물었고, 북측 관계자는 남아 있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물어본 평양성, 아직 직접 가볼 순 없지만 그림으로는 확인할 수 있다. 평양성을 그린 8폭 병풍도를 인천 송암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8월 이 8폭 평양성도를 보물 제1997호로 지정했다.

보물 제1997호 ‘평양성도 병풍(平壤城圖 屛風)’은 조선 후기 화려했던 평양의 모습을 가로 4m에 이르는 장대한 8폭 화면에 집약적으로 표현한 ‘전도식(全圖式) 읍성도(邑城圖)’다.

참고로 전도식 읍성도 중에서는 전주를 그린 ‘완산부지도’가 보물 제1876호로 지정된 바 있는데, 전도식 읍성도는 읍(邑)이나 성(城)안에 있는 마을을 내려 보듯 펼쳐 그린 형식의 그림이다.

평양은 조선의 수도였던 한양에 대비돼 ‘서경(西京)’으로 불렸을 만큼 한강 이북의 지리적 요충지로서 중요하게 여겨졌다. 자원이 풍부하고 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경제‧문화적으로 번영한 도시였다. 이러한 이유로 평양은 조선 시대 읍성도에 가장 자주 등장했다.

평양성도 병풍은 도시의 전경을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배치하고 화면 윗부분에는 멀리 보이는 북쪽의 능선을, 화면 아래에는 평양성을 에워싸듯 흐르는 대동강과 그 주변의 섬인 양각도와 능라도 등 강변의 풍경을 묘사하였다. 능라도는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대집단체조를 관람한 5.1경기장이 있는 곳이다.

병풍의 중심에 해당하는 제2~4폭에는 성벽에 둘러싸인 평양의 도시적인 모습을 원근법을 가미해 공간의 느낌을 표현했으며, 주요 관청과 명승지 부근에 반듯한 한자로 명칭을 써서 마치 사진을 보는 듯한 실재감이 느껴지게 했다.

보물 제1997호 평양성도 병풍(平壤城圖 屛風) 중 '애련당'
보물 제1997호 평양성도 병풍(平壤城圖 屛風) 중 '애련당'

이 작품에는 1804년 화재로 소실됐다가 1890년 중건된 대동강 주변의 애련당(愛蓮堂)과 장대(將臺)가 묘사돼 있다.

애련당은 평양 대동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정자로, 중건 이후 일본으로 밀반출되어 소실되고 현재는 터만 남아 있으며, 장대는 장수가 올라서서 군사를 지휘하게 성, 보, 둔, 수 따위의 높은 곳에 돌로 쌓은 대를 말한다.

문화재청은 “19세기에 유행한 밝고 짙은 청색을 혼용하지 않고 녹색 위주로 처리한 방식, 명암이 거의 없는 건물 묘사와 인물이 표현되지 않은 예스러운 화법(畵法) 등을 근거로 제작 시기를 18세기 후반기까지 올려볼 수 있어 현존하는 평양성도 중 가장 연대가 올라가는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평양성도 병풍은 작품의 규모와 제작 시기, 예술적 완성도, 조선 시대 평양에 대한 역사적 위상 반영 등 여러 면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인정될 뿐 아니라 조선 후기 회화 연구에서도 기준이 되는 중요한 작품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