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정상회담, 서해 평화바다 만들 수 있을까
제3차 정상회담, 서해 평화바다 만들 수 있을까
  • 김강현 기자
  • 승인 2018.09.15 04: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쟁점은 NLL기준 해상경계선 설정 여부
민간교류, 해상 파시(波市) 합의도 주목
서해5도 어민들은 지난 4월 7일부터 서해5도 한반도기를 어선에 게양하고 조업을 하고 있다.
서해5도 어민들은 지난 4월 7일부터 서해5도 한반도기를 어선에 게양하고 조업을 하고 있다.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방한계선(NLL)과 서해바다의 '평화바다' 조성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다.

남북이 13일 낮부터 14일 새벽까지 17시간동안 통일각에서 진행한 제40차 군사실무회담에서 평화수역 조성과 관련된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이다.

남측은 해상경계선의 기준점을 NLL로 설정 할 것을 주장했으나 북측은 NLL 이남 수역을 기준으로 주장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한반도 화약고’로 불리던 서해5도와 NLL인근 바다에서는 1·2차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사건 등 수차례 국지전이 발생하며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4·27판문점선언에 평화수역이 명시되고, 한반도 평화분위기가 정착됨에 따라 서해5도와 NLL은 이제 화약고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평화의 상징이 되고 있다.

노무현정부의 10.4선언에서 서해를 평화수역으로 만들기로 약속한 것에 이어, 판문점선언 2조 2항에 ‘남과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했다’고 명시하며 평화의 전초기지로 우뚝 선 것이다.

서해5도 어민들은 이 평화분위기에 그동안 외교·안보 등을 이유로 겪었던 고통을 한 시름 놓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월 ‘서해5도 어민협의회’를 출범하고 곧이어 인천지역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서해5도 평화수역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3차 정상회담을 앞둔 지금 운동본부는 정상회담에서 지난 판문점 선언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제3차 정상회담, 가장 중요한 것은 NLL”

운동본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NLL이라고 말한다. 현재 남측은 NLL을 서해 해상경계선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북측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동안은 NLL이라는 명칭조차 사용하지 않았다.

남북이 평화수역을 조성하려면 그 기준선이 필요하다. 기준선을 중심으로 서로의 어장을 확보하고 그 위에서 민간교류 등도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해상경계선에 대한 서로의 입장이 달라 아직까지도 평화수역은 구체화 되지 않았다. 하지만 판문점선언에서 NLL을 명시하고 북한 <노동신문>에도 그대로 명기 되는 등 북측이 NLL을 인정하는 듯한 움직임도 있었다.

NLL이라는 기준선이 생기면 이후 평화수역을 진행하는데 훨씬 더 수월해진다. 운동본부의 바람은 NLL을 기준으로 일정 구간까지 민간출입을 제한해 생태보존구역으로 설정하고, 그 인근 수역까지 자유롭게 조업을 하는 것이다. 보존구역에서는 민간교류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준선을 중심으로 출입·통제 구역이 정해지면 우리 어민들은 지금보다 어업활동을 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진다.

현재 서해5도 인근 해역은 안보 등의 이유로 어장이 굉장히 제한적이다. 어민들은 NLL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일부 구역에서만 조업을 할 수 있다. 백령도의 경우에는 섬에서 고작 800m 밖으로는 나갈 수 없는 곳도 있다.

서해5도 평화수역 운동본부의 단계별 추진계획에 따른 현재 서해5도 수역(위)와 최종 3단계 NLL평화수역(아래). (사진제공ㆍ서해5도 평화수역 운동본부)
서해5도 평화수역 운동본부의 단계별 추진계획에 따른 현재 서해5도 수역(위)와 최종 3단계 NLL평화수역(아래). (사진제공ㆍ서해5도 평화수역 운동본부)

뿐만 아니라 야간에는 조업 제한을 받는다. 동해의 경우는 NLL바로 밑까지, 시간과 상관없이 조업을 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문제는 더욱 두드러진다.

운동본부는 제한 돼 있는 어장을 확장하고 규제를 완화해 자유로운 어업활동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나아가 남-북 어민들 간의 민간교류 등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간교류 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해상 파시(波市)다. 남북이 NLL을 기준으로 해상경계선을 확정하면 이 부근 바다위에 남북의 수산물 장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백령도·연평도 등 남측의 섬들과 북측의 강령경제특구 등 인프라를 이용하면 수산업의 활발한 경협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 논의 위한 민관 태스크포스 구성해야

운동본부는 14일 인천시와 해양수산부에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기 위한 민관 공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시와 해수부도 긍정적으로 검토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14일 4시 비공개로 진행 된 해수부와 서해5도 어민간담회에서는 관련 내용 뿐만 아니라 어장확장과 조업시간 등 각종 규제 완화, 폐어구 등 해양쓰레기 정화문제도 논의 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해 평화수역 조성은 서해바다가 전쟁과 갈등의 상징에서 벗어나 평화의 상징이 되는 것으로, 많은 국민들의 바람일 것이다. 특히 어민들에게는 더욱 간절하다. 그러나 아직 해상경계선이라는 큰 문제가 남아있다.

북측이 계속해서 NLL을 해상경계선으로 인정하지 않는 등 양측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평화수역은 요원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이번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이번 군사실무회담에서 해상경계선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한다. 정상회담에서 통 큰 합의로 해상경계선을 설정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