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보고 없이 부영 도시개발 연장, 경질해야”
“인천시장 보고 없이 부영 도시개발 연장, 경질해야”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8.09.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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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평화복지연대, “박남춘 시장, 부영에 특혜조치 당장 취소해야”
인천시가 부영그룹의 송도개발 기간을 연장하자, 시민단체가 29일, 인천시청에 항의방문을 진행했다. (사진제공ㆍ인천평화복지연대)
인천시가 부영그룹의 송도개발 기간을 연장하자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지난 8월 29일 인천시청을 항의방문했다. (사진제공ㆍ인천평화복지연대)

시장한테 보고 없이 부영 도시개발사업 연장

인천시의 ‘부영 특혜’ 논란이 시장 결재 없이 사업기한을 연장한 공무원 경질 요구로 확산됐다. 시는 지난달 27일 부영의 송도 대우자동차판매 부지 도시개발 사업기한을 다섯 번째 연장했다. 사업기한은 올해 8월 30일에서 2020년 2월 28일로 연장됐다.

시가 지난 4월 사업기한을 4개월 연장할 때 명분은 실시계획 인가 취소를 위한 청문 절차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였다. 민선7기에 시장이 바뀐 데다 청문 절차라고 했으니, 모두 사업 취소를 예상했다. 하지만 다섯 번째 연장으로 가자, 파문은 컸다.

시는 진화에 나섰다.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부영과 결별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번 연장 과정에서 도시계획국장이 시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연장해준 것이 드러났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13일 성명을 내고 시가 부영의 송도 개발사업 연장을 취소하는 적극적 행정을 펼치고, 도시계획국장 등 관련 공무원들을 문책해 사태가 재발하지 않게 조치할 것을 촉구했다.

부영의 송도 개발 사업은 두 가지다. 테마파크(약 50만㎡) 조성이라는 공익사업과 공동주택(아파트, 약 54만㎡) 개발이라는 수익사업으로 구성돼있다. 테마파크 사업은 개발이익금 환수를 위한 도시개발사업의 조건으로, 테마파크 사업이 취소되면 도시개발 사업도 취소된다는 인가 조건이 붙었다.

시는 비위생매립지 도시개발사업의 ‘먹튀’ 논란을 막기 위해 테마파크 사업을 도시개발 사업의 조건으로 내걸고, 테마파크를 준공하기 전에 아파트를 개발하지 못하게 했다. 테마파크 사업은 시 관광진흥과, 도시개발 사업은 시 개발계획과가 각각 담당한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 같은 조건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부영이 테마파크 사업 기한이었던 지난 4월 30일까지 환경영향평가서와 놀이기구 설계도서 등을 제출하지 못하자, 시 관광진흥과는 사업 인가 효력이 정지됐다며 사업 실효(=효력 상실)를 선언했다.

테마파크 사업이 인가 효력을 상실했으니 도시개발 사업도 자동으로 취소돼야한다. 그러나 시 개발계획과는 사업 취소를 위해서는 청문을 거쳐야한다며 사업기한을 8월 30일까지 4개월 연장해줬다.

이어서 지난 8월 3일, 부영은 시 관광진흥과를 상대로 효력 정지에 대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민선7기 시 행정 손발이 전혀 안 맞아”

시 관광진흥과는 부영이 4월 30일까지 실시계획 변경 인가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자 실효를 선언했고, 그에 앞선 3월에 부영이 제출한 신청서를 5월 2일 돌려줬는데, 부영은 이를 두고 ‘시가 실시계획 변경 인가 신청을 거부한 것’이라며 소를 제기했다. 부영의 귀책으로 실효된 것이라 소송 성립 요건 자체가 의문이었다.

그러나 시 개발계획과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사업기한을 연장했다. 시 개발계획과는 ‘효력 정지는 취소가 아닌 데다, 부영이 소송을 제기한 만큼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자’며 청문 절차를 중단하고 1년 6개월 더 연장했다.

인쳔평화복지연대는 “누가 봐도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민선7기 시 행정의 손발이 전혀 맞지 않는다. 이런 엇박자 행정이 무지에서 비롯된 것인지, 행정을 장악하지 못한 무능의 결과인지, 박남춘 시장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박남춘 시장은 대기업 특혜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부영에 시간을 벌어준 것은 특혜를 안긴 것이다”라고 지적한 뒤 “시 도시계획국장은 박남춘 시장 취임 후 발령한 인사인데 부영 특혜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고 있다. 새 시정부의 정책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꼬집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13일 박남춘 시장에게 서한을 보내 부영의 송도 개발 사업을 취소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시장한테 보고하지 않고 사업기한을 연장한 관계공무원 문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 대변인은 “거듭 강조하지만 특혜는 없다. 부영과 이와 관련한 어떤 협의도 없을 것이다. 시가 지금 취소해도 부영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지난 8월 연장한 1년 6개월은 소송 판결 기간을 감안해 정한 것으로 보면 된다. 시가 승소하면 사업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