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학교 급식실서 가스 중독 사고, “산안법 적용돼야”
인천 학교 급식실서 가스 중독 사고, “산안법 적용돼야”
  • 장호영 기자
  • 승인 2018.09.1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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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실무원 5명 요양과 병원 치료 … 시교육청 “배기장치 안 켠게 1차 원인”

13일 오전 인천시교육청 본관에서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가 중학교 급식실 가스 중독 사고 관련 안전대책과 산업안전보건법 적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13일 오전 인천시교육청 본관에서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가 중학교 급식실 가스 중독 사고 관련 안전대책과 산업안전보건법 적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인천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던 조리실무원 5명이 집단으로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사고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급식실의 산업안전법 적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인천시교육청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에 따르면 지난 7월 26일 남동구의 A중학교에 급식실에선 일산화탄소가 유출돼 조리실무원 5명이 어지러움증과 구토로 병원에 실려가는 일이 발생했다. 이중 상태가 심각한 1명은 기절까지 했다.

병원 진료에서 담당 의사는 한 달 정도 요양을 권유했다. 하지만 A중은 요양이 끝나갈 무렵 급식실 청소를 해야한다며 조리실무원들에게 학교에 나오라고 했다. 이틀 간 이어진 청소 작업 도중 1명은 다시 어지러움증과 구토, 불안 등을 호소하다 현재 우울증 진단을 받고 다량의 약을 복용 중이다.

학교는 요양 후 복귀한 다른 조리실무원들이 증상을 호소함에도 산소마스크만 지급하고 일을 계속 시켰다. 결국 노동조합이 개입하고 나서야 학교의 출근 요구는 멈췄다. 지난 3일 학교는 급식실에서 일산화탄소 유출 실험을 진행했고, 6일에는 동부교육지원청이 작업환경을 측정했다. 중독 사고를 당한 5명의 조리실무원은 현재도 계속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는 13일 오전 시교육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중의 급식실 작업환경 측정 결과 공개와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피해를 당한 A중 조리실무원은 “그날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 전처리 조리대에 주저앉았고, 칼질을 하던 동료는 그 자리에서 기절을 했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학생들의 급식이 걱정돼 가스가 가득찬 급식실로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시교육청에 ▲인천 전 학교의 급식실 작업환경측정 실시와 안전대책 마련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적용과 필요한 조치 시행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했다.

이번 사고처럼 학교 급식실은 손가락 절단 사고와 추락 사고 등이 끊이지 않는 ‘안전 사각지대’로 지적받고 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학교 급식실을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대상으로 정했다. 교육부도 지난 3월 전국 시·도교육청에 ‘급식실에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적용에 따라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 등 강화된 안전보건 조치를 해야 한다’는 공문을 전달했다.

하지만, 인천시교육청은 예산과 인력,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산업안전보건법을 아직 적용하지 않고 있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A중 사고의 1차 원인은 조리실무원들이 가스배기장치를 작동시키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추가 조사를 벌여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힐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교육부에 요청한 인력이 충원돼야 산업안전보건위 구성과 관련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