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시간강사 ‘교원’ 인정과 현실적 과제
[시론] 시간강사 ‘교원’ 인정과 현실적 과제
  • 시사인천
  • 승인 2018.09.1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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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연 문학평론가, 인하대 교수
류수연 문학평론가, 인하대 교수
류수연 문학평론가, 인하대 교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고등교육법 개정안(강사법)’이 수년간의 유예 끝에 드디어 시행을 앞두고 있다. 교원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교원이 아닌 대체인력으로서만 인정됐던 시간강사가 이제야 오롯한 대학의 일원으로 평가받게 된 것이다. 그동안 시간강사는 대학 내 유령 직에 가까웠다. 강의실 안에서는 ‘교수’로 불리지만, 바깥에선 대학 내 일용직 노동자에게 부여되는 최소한의 복지조차 받을 수 없었다.

‘강사’라는 새로운 교원 지위가 부여되고, 1년 이상의 임용기간으로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3년까지 재임용이 보장된다는 것이 곧 시행될 강사법의 골자다. 4개월의 한시적 고용에서 최대 3년이라는 비교적 안정적 고용을 보장받게 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강사법이 유예되는 기간에 나타난 여러 가지 편법을 해결하는 것이다. 강사법이 표류했던 지난 7년 동안 전국 대학에서 활동하는 실질적 시간강사 수는 급감했다. 대학강사제도개선협의회에 따르면, 2011년 강사법 발의 이후 대학 시간강사는 약 3만 6000명이 감소했다. 시간강사들이 맡았던 그 많은 강의가 한순간에 사라진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그 인력을 대체할 수 있었던 것인가?

강사법이 유예됐던 지난 7년간 많은 대학들이 여러 가지 편법을 고안했다. 그 중 하나는 전임교수들의 주당 책임 시수를 늘리는 것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기존 시간강사를 초빙교수나 겸임교수로 전환해 변칙 임용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후자다.

동일한 일을 하는데 명칭이 바뀌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될 것인가? 거기엔 여러 가지 ‘꼼수’가 개입돼있다. 무엇보다 이 두 트랙에 해당하는 인력은 이번 법령 시행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전업강사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기존 시간강사를 초빙교수나 겸임교수로 임용하면서 방학 임금을 보장하는 대신에 실질적 강의료를 삭감하는 편법을 사용했다. 책임 시수를 초과하는 시간당 강의료는 전임교수에 준하게 제도를 만든 것이다.

전임교수는 책임 시수까지는 별도의 강의료가 없고, 책임 시수를 초과하는 강의를 담당할 경우 시간당 강의료를 받게 된다. 그런데 이때 시간당 강의료는 시간강사의 50~70% 수준이다. 문제는 기본급이 전임교수의 20~30%에 불과한 초빙ㆍ겸임교수조차 초과 강의료를 전임교수 급으로 받게 되면서 실질적 임금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번 강사법 시행 이후 비슷한 꼼수들이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더 큰 문제는 비용에 대한 것이다. 속칭 ‘대학 살생부’라 불리었던 대학 역량 진단평가 이후 많은 대학들이 정원 감축과 재정 지원 중단이라는 이중의 난에 시달리게 됐다. 대학 재정에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한국 대학의 현실상, 상당수 대학이 재정난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그 책임을 강사법의 시행에 전가하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 또한 농후하다. 자영업 몰락의 책임을 최저임금 상승에 돌리는 여론몰이가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지금은 마냥 박수칠 때가 아니다. 힘들게 획득한 이 성과가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게 지금까지보다 더 적극적인 설득과 타협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야한다.

※이 글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