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조선업 종사자 3만 여명 감소, 조선업희망센터 종료 후 대책 모색
울산 조선업 종사자 3만 여명 감소, 조선업희망센터 종료 후 대책 모색
  • 이승희 기자
  • 승인 2018.08.06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취재] 한국지엠 사태, 퇴직(실직)자 사회적 지원 방안 4
울산 조선업 실태와 실직자 지원 현황

대한민국 중화학공업의 메카

한반도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울산광역시는 우리나라 7대 도시 중 하나다. 1997년 울주군을 아우르며 울산광역시로 출범, 현재 울주군과 중구ㆍ남구ㆍ동구ㆍ북구로 행정구역이 구성돼있다. 인구는 약 120만명, 면적은 서울의 1.7배인 1060㎢로 특별ㆍ광역시 가운데 가장 넓다.

울산은 국가공업단지로 지정된 1960년대를 기점으로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뤘다. 울산만에는 국가 수출 1위 항만인 울산항이 자리 잡고 있는데, 울산 본항 외에 미포항, 장생포항, 울산신항, 방어진항, 정자항, 온산항 등의 항만이 발달해있다. 울산만은 공업용수가 풍부하고 지반이 경암질로 돼있어 공장 건설은 물론 산업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울산은 제조업 중심의 공업도시이며 특히 중화학공업의 메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제조업 중 주력 산업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산업이라 할 수 있다.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동구 현대중공업, 남구 석유화학공업단지가 대표적이다. 이 주력 업종들은 울산 경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09년 출하액 기준으로 보면 자동차(19.1%)ㆍ조선 (16.8%)ㆍ화학(14.7%)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고, 종사자 수로 보면 자동차(30.5%)ㆍ조선( 30.7%)ㆍ화학(8.4%)이 전체의 70%에 이르렀다. 3대 주력 산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1970년대부터 조선업 중심지로 부상
 

울산 동구에 있는 현대중공업 정문.
울산 동구에 있는 현대중공업 정문.

울산에는 일제강점기에 이미 방어진철공소와 무라카미조선소(후에 청구조선공업사, 현재 INP중공업)가 존재했다. 이들은 1960년대까지 소형 근해 어선이나 포경선을 건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울산의 조선 산업은 1972년 현대조선중공업 울산조선소(1978년부터 현대중공업)가 건설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1974년 동해조선, 1975년 현대미포조선이 설립되면서 울산은 조선 산업의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1973년 시리아의 이스라엘 침공으로 시작한 4차 중동전쟁에서 비롯한 1차 오일쇼크에 따른 조선 산업의 전반적 불황 속에서도 현대중공업은 선박 수주량을 늘려가면서 꾸준히 성장했고, 세계 1위의 조선소로 부상했다. 이뿐만 아니라, 첨단기술이 요구되는 LPG선과 LNG선을 건조하고, 같은 시기에 고속 운항이 가능한 슈퍼컨테이너선을 건조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선박에 진출하는 기술적 성과도 이뤘다. 2012년 세계 최초로 선박 건조량 1억 GT(선박의 용적을 톤으로 표시한 것)를 달성했고, 2016년까지 특수선을 제외하고 52개국 298개 선주에게 2000여 척을 인도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산업에 그치지 않고 해양ㆍ엔진ㆍ로봇 제작ㆍ전기전자시스템ㆍ신재생에너지(태양광)ㆍ건설장비 사업까지 그 사업 범위를 넓혔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해 위기를 맞았다.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 수리선 사업부로 출발했는데, 수리 조선의 호황으로 울산시 북구 염포동에 제2공장을 신설(1982)한 뒤 선박수리업체로 급성장했다. 세계 최대의 생산설비를 갖춘 현대미포조선은 2000년까지 수리ㆍ개조 선박이 8200여 척에 이르러 우리나라 전체 선박 수리의 약 80%를 차지했다. 중국ㆍ중동 등 신흥 조선국들이 선박수리업에 적극 진출하자, 고부가가치 선박 수리ㆍ개조에 주력하고, 1996년부터는 신조선 사업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2~3년 전부터 조선업의 위기를 같이 맞았다.

조선업 불황, 울산 종사자 3만명 감소
 

현대중공업 조선소.
현대중공업 조선소.

현대중공업그룹 해양사업본부의 선박 건조 수주 현황을 보면, 2014년 ‘나스르 프로젝트’ 수주 이후 현재까지 전무하다. 나스르 프로젝트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시에서 북서쪽으로 131㎞ 떨어진 나스르(NASR) 해상 유전지대에 원유생산시설을 제작 후 운송ㆍ설치하는 것으로 사업비는 2조 1000억원 규모다. 8월에 마지막 모듈이 출항한다.

일감이 감소하면 유휴인력이 생기기 마련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해양사업본부의 유휴인력은 4900명(직영 2600, 협력 2300)이다. 사무직 전환 배치와 생산직 중 기술인력 일부 전환 배치를 실시했고, 그 외 유휴인력에 대해선 휴직이나 순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인력 구조조정은 울산 동구 지역 고용 변동에 큰 영향을 끼쳤다. 올해 5월 기준 현대중공업과 협력업체 노동자 수는 구조조정 직전인 2015년 말보다 3만여명 감소했다. 현대중공업 본사 인력보다 협력업체(현대중공업 분할 3사인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현대로보틱스 포함) 인력이 훨씬 많이 줄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2만 6788명에서 1만 9534명으로 7254명 감소했고, 협력업체는 3만 7276명에서 1만 4514명으로 2만 2762명이나 줄었다.

울산지역에 있는 조선업 관련 업체는 1200여개에 달했다. 조선업 불황은 대량 실직(퇴직)자 발생 사태를 몰고 온 동시에 지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다. 2016년 7월, 울산의 실업률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 정부가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울산지역 실업률은 3.9%로 2015년 7월 2.7%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큰 상승 폭이었다. 덩달아 음식점 등 자영업 폐업이 증가했고, 부동산 경기가 위축됐으며, 상가 공동화 현상이 발생했다.

울산 조선업희망센터 통해 6300여명 재취업
 

울산 조선업희망센터 상담 창구 모습.
울산 조선업희망센터 상담 창구 모습.

조선업 구조조정이 임박했던 2016년 6월 30일 정부는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고, 조선업종 노동자의 재취업을 돕기 위해 조선업희망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조선업희망센터는 조선업종 퇴직(예정)자 등의 생계 안정과 재취업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것은 물론,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한 중소 조선 협력업체, 기자재 업체 등의 경영과 금융 등을 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곳이다. 7월 28일 처음 개소한 곳은 조선업 실직자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울산이다. 현대중공업의 협조로 울산 동구 서부동 미포복지회관 5층에 설치했다.

희망센터 방문객은 우선 ‘초기상담사’와 상담한다. 신상정보와 센터 방문 이유, 원하는 서비스는 무엇인지,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 등 관련 설문지를 작성하고 초기 상담을 한다.

초기 상담 결과에 따라 일자리팀, 복지팀, 기업지원팀, 행정팀 등 필요한 서비스를 담당하는 팀으로 연계된다. 일자리팀에선 실업급여 지급, 취업 알선, 훈련 상담, 전직 지원 서비스, 취업성공패키지, 집단상담 프로그램, 창업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복지팀에선 구직자 스트레스 관리, 체불임금 청산, 긴급생계지원 연계, 서민금융 지원 상담 등을 제공한다.

대부분 실직 후 구직급여를 신청하고 재취업과 전직을 알아보기 위해 희망센터를 방문한다. 새로운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주로 직업훈련을 신청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짓기를 원하는 이들은 귀농·귀촌 상담을 택한다.

2016년 8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울산 조선업희망센터를 방문한 사람은 1만 3274명이었고, 이중 6348명이 재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구 퇴직자지원센터 활성화 모색

울산에선 ‘조선업희망센터 희망프로그램’ 강사 양성과정을 운영하기도 했다. 울산평생교육진흥원이 전국 4개 조선업희망센터 중 처음으로 마련한 것인데, 퇴직자의 심리ㆍ정서적 안정을 위한 전문 강사들을 활용하면서 외부 의존도가 높았는데, 지역 내 강사를 활용함으로써 퇴직지원 프로그램의 실질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2017년 2월 22일 42명이 수료했고, 이들은 3개월간 울산지역 조선업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조선업희망센터 희망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울산 조선업희망센터는 올해 말에 문을 닫을 예정이다. 문을 닫은 이후에도 조선업 실직(퇴직)자 지원이 요구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울산 동구 퇴직자지원센터가 눈길을 끈다. 동구 퇴직자지원센터는 국ㆍ시비 등 40억원을 들여 현대예술관 맞은편에 전체 면적 998.54㎡, 지상 4층 규모로 지난해 9월 28일 개소했다. 교육장과 상담실, 전산미디어실, 회의실, 쉼터 등을 갖추고 45~64세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자원봉사 컨설턴트 양성과정, 사회적경제 아카데미 과정, 컴퓨터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동구는 지난해 9월부터 공석이던 퇴직자지원센터장을 오는 9월 임용할 예정이다. 조선업희망센터와 중복을 막고 예산 절감을 위해 센터장 자리를 비운 바 있다. 동구는 센터장 임용과 함께 남구에 있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조선업희망센터 자리에도 개소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 조선업희망센터에서 고용복지서비스를 받던 동구 주민들이 멀리까지 나가야하는 불편함 등을 고려한 것이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