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총체적 부실에 ‘공영형 사립대 전환’ 대안 부각
인하대 총체적 부실에 ‘공영형 사립대 전환’ 대안 부각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8.07.1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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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이사장 임원취소ㆍ조원태 이사 입학취소… ‘거부할 명분 없어’

교육부 조사결과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인하대학교 운영에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 조원태 이사(대한항공 사장)의 부정편입학이 사실로 드러났으며 학사학위 취득에 필요한 학점도 모자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조양호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은 인하대병원 회계운영에 부당하게 간여했을 뿐만 아니라, 정석인하학원이 발주한 각종 일감을 특수관계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몰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인하대 의과대학 부속병원 교사(=건물)는 사립학교법을 위반해 정석기업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게 함으로써 정석기업이 부당이득을 취하게 해줬고, 일우재단(이사장 이명희)은 재단 장학금을 인하대 교비를 이용해 지급했다.

교육부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조원태 이사의 편입학과 학사취득을 취소할 것을 인하대에 통보하고, 조양호 이사장에 대해서는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할 예정이라 했다. 일우재단이 가져다 쓴 교비는 환수할 것을 명했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위법한 대학 운영이 교육부 조사결과 드러나면서, 인하대를 공영형 사립대학으로 전환할 것을 주창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인하대의 모기업인 한진은 조양호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 대학에 투자한 게 거의 없다. 2016년 준공한 개교 60주년 기념관 정도를 꼽을 수 있는데, 이는 정석인하학원이 지은 게 아니라 그동안 인하대가 적립한 학생들의 등록금 등으로 지은 것이다. 정석인하학원이 내는 돈은 교직원들의 4대 보험료 등 경상비 지원 70~80억원이 전부다.

송도캠퍼스 건립도 한진이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지만 한 푼도 투자하지 않았다. 그동안 낸 땅값 역시 인하대가 어렵게 모은 돈이다. 오히려 인하대는 한진해운에 130억원을 투자했다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또한 지난해 정석인하학원이 진에어 등 한진 계열사 5곳으로부터 45억원을 증여받아 52억원을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사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는데, 한진은 정석인하학원을 기업의 사금고처럼 이용했다. 그리고 이번 교육부 조사결과로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파행과 부실은 정석인하학원의 의사결정 구조와 직결돼있다. 정석인하학원 이사회 15명 중 3분의 2가량이 조양호 이사장과 조원태 이사를 포함해 친인척이거나 한진 계열사 관계자들이다. 사실상 조양호 이사장 1인 지배체제로, 독단과 전횡을 견제할 수 없는 구조다.

한진그룹 갑질족벌경영 청산과 인하대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11일 인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양호 회장 총수 일가의 퇴진과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공익형 사립대’로 전환을 촉구했다.
한진그룹 갑질족벌경영 청산과 인하대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11일 인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양호 회장 총수 일가의 퇴진과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공익형 사립대’로 전환을 촉구했다.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정석인하학원 이사회의 민주적인 재편이다. 이사회 구성원 15명 중 조 회장 일가 측근들과 한진 계열사 출신은 사퇴하고, 도덕성과 학교경영능력이 검증된 인사들로 구성하며, 이 과정에 교수, 학생, 동문들의 의견들이 반영되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문재인 정부가 정책과제로 연구한 ‘공영형 사립대학’이 손꼽힌다. 교육부가 조양호 이사장의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하고 조원태 이사의 인하대 입학을 취소하겠다고 한 만큼, 한진도 거부할 명분이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고등교육의 국가 책임을 실현하기 위해 ‘사립대학에 대한 정부재정 지원 규모가 50% 이상 투입되는 공영형 사립대학’을 도입하기로 하고, 내년부터 예산을 반영해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영형 사립대학은 학교법인의 소유권을 인정하되 운영은 민주적이고 공영형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사립대학의 교육여건 개선 효과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들의 교육비 부담 완화효과가 기대된다. 나아가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 도입으로 활력이 기대된다. 이에 이미 상지대 등 국내 대학 10여개가 올 하반기 교육부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한진그룹 갑질족벌경영 청산과 인하대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11일 인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이 이사회의 재편과 함께 도모해야 할 것은 ‘사립학교법 개정’과 ‘공익형 사립대’ 육성이다. 재벌이 대학경영마저 세습하는 것을 더이상 허용해선 안 된다”며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공익이사회를 도입하고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공익형 사립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책위는 교육부 조사결과 발표와 관련해 “정석인하학원에 소속된 한국항공대, 인하공업전문대학, 인하사대부고, 정석항공고, 인하사대부중에 교육부의 전수조사를 촉구한다”며 “조양호 이사장과 조원태 이사의 퇴진운동을 전개하고, 민주적인 이사회 구성과 공영형 사립대 전환을 위한 운동을 인천 전역에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