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수족구병
[의학칼럼] 수족구병
  • 시사인천
  • 승인 2018.07.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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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김동현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김동현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수족구병의 수족구(手足口)는 문자 그대로 손, 발, 입을 의미하며 이 부위에 물집이 생기는 바이러스 질환이다. 수족구라는 말을 들으면 병명이 이상한 데다 수두와도 비슷해서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질병관리본부 급성감염증 병원체 감시정보에 따르면, 수족구병 발생의 정점은 일반적으로 6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나타난다. 예로부터 수족구병은 여름철 대표적 질환이었지만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 때문인지 이보다 빨리 유행이 관찰되기도 하고 겨울철에도 따뜻한 어린이집 안에서 수족구병 유행이 발생하기 때문에 6세 이하 아동들에게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수족구병은 엔테로바이러스군에 속하는 콕사키, 에코, 파레코, 엔테로 바이러스 등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가장 많이 분리된 유전형은 에코바이러스 18번으로 이전까지는 흔하게 관찰되지 않았던 바이러스다.

수족구병 잠복기는 대개 4~6일 정도이며 발열, 식욕부진, 인후통 등으로 시작한다. 발열 발생 1~2일 후 입안에 통증을 동반한 병변이 발생하고 가려움이 없는 발진이 손바닥, 발바닥에 나타나며 종종 엉덩이와 음부에 나타날 수도 있어, 수족구병이라 해서 발진이 반드시 입, 손, 발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대개 증상이 경미해 7~10일 안에 회복되지만 매우 드물게 바이러스 뇌막염이나 뇌증, 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에서 엔테로바이러스 71은 뇌수막염 등의 중증 합병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1997년 이후 아시아와 호주 지역에서 엔테로바이러스 71에 의한 수족구병 유행이 보고되기 시작했고, 2000년 싱가포르에서 대규모로 유행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9년 사망 사례가 보고되면서 그해 6월부터 법정 지정 감염병으로 표본감시가 진행 중이다.

손을 통한 직접 접촉이나 기침 방울을 통해 사람 간 전파가 이뤄지는데 주로 환자의 타액, 객담, 콧물 등의 호흡기 분비물, 수포 안의 진물, 대변 등에 접촉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수영장에서도 전파가 가능하며, 전파의 위험이 높은 장소는 가정, 보육시설, 놀이터, 병원, 여름캠프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수족구병에 의한 합병증의 빈도는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대개 신경학적 합병증은 거의 없이 면역이 정상인 소아에서는 10일 이내 완전 회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엔테로바이러스 71 등의 특정 유전형에 의한 경우는 바이러스 뇌막염이나 경련을 동반한 뇌증, 소아마비와 유사한 형태의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수족구병처럼 합병증 없이 회복되는 경우도 많다.

취학 아동 연령 이전에 거의 대부분의 소아가 다양한 엔테로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고, 대개 취학 아동들은 혈청 내 엔테로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한번 수족구병에 걸렸다 하더라도 다른 유형의 엔테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수족구병을 다시 앓을 수도 있다. 겉으로 보기엔 수족구병이 다시 발생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수족구병을 여러 차례 앓으면 평생 면역이 생긴다.

백신은 현재 연구 중에 있으므로 접종이 이뤄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엔테로바이러스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손 위생이다. 특히 기저귀를 교환한 후 손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한데, 엔테로바이러스는 장에서 증식하고 대변을 통해 몸 밖으로 많은 수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어린이를 동반한 외출 시에 알코올젤을 휴대해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밖에도 장난감이나 놀이기구를 청결하게 유지하며 어른이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무심코 아이에게 건네지 않는 것이 좋다. 전염기간에 어린이집, 학교 등 집단생활 장소에 가능한 가지 말 것을 권장하지만, 한 번 수족구병에 걸리면 추천되는 격리기간 이후에도 바이러스 배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다시 등교/등원해도 위생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제대로 먹지 못하고 탈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신경학적 합병증이 의심되는 의식 변화가 보일 경우 가능한 빨리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