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민주당 박남춘 후보 당선 확정
인천시장, 민주당 박남춘 후보 당선 확정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8.06.13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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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300만 인천시민 모두의 승리, 차분히 준비하겠다”
‘뼈노’ 자처했던 박남춘, 인천에서 ‘친박’ 꺾어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의 인천시장 당선이 확정됐다. 개표 결과, 민주당 박남춘 후보는 지지율 57.7%(76만 6186표)를 기록하며 35.4%(47만 937표)를 기록한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를 크게 앞섰다. 바른미래당 문병호 후보는 4.1%(5만 4054표), 정의당 김응호 후보는 2.8%(3만 7472표)를 얻는 데 그쳤다.

박남춘 후보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자신을 ‘뼈속까지 친노인 뼈노’라며, 자신을 같은 고위공직자 출신이자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 유정복 후보와 비교하는 데 대해 선을 그었다.

박남춘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친박’ 유정복 시장의 정치적 스승이 박근혜라면, ‘뼈노’ 박남춘의 정치적 스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친노무현 박남춘과 친박근혜 유정복의 대결이라며 “인천에 남은 마지막 국정농단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강조했었다.

박남춘 후보는 인천에서 제물포고를 나와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합격 후 주로 줄곧 해양수산부에서 일했다. 그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정부의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일할 때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노무현 장관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박남춘 후보는 인쉬위원회에 결합한 뒤 참여정부 청와대로 들어갔다. 참여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과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으로 일하며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과 같이 일했다.

민선 7기 인천시장에 당선된 박남춘 후보는 “저 혼자만의 승리가 아니라, 300만 인천시민 모두의 승리이다.”라며 “새로운 인천특별시대를 열라는 시민들의 엄중한 명령으로 여기고 차분히 (민선7기를) 준비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박 후보는 개표방송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선거사무소에 10시 17분 쯤 모습을 드러냈다. 박 후보는 “300만 인천시민 모두에게 고개 숙여 감사를 전한다”고 한 뒤 “칭찬 앞에서는 겸손한 귀를 열고, 쓴소리 앞에서는 겸허한 귀를 열어 시민과 함께 인천의 꽃길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런 뒤 유정복 후보와 갈등이 심했던 만큼 한국당 지지층을 향해서는 “선거기간 잠시 나뉘었던 시민의 목소리를 하나 된 인천시민의 뜻으로 담아내겠다. 최선을 다해 일로써 보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문과 친박의 대결, 고교 동문 간 대결, 고위공직자 출신 정치인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인천시장선거는 생각보다 싱겁게 끝났다.

친박으로 당선됐던 유정복, 친박으로 고배 마셔

한국당 유정복 후보는 재선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셔야 했다. 4년 전 유정복 후보는 ‘생물학적 고향은 인천이지만, 정치적 고향은 경기도 김포’라는 비판을 딛고 당선에 성공했다.

게다가 당시 유정복 후보는 그해 3월까지 안전행정부 장관을 역임한터라 세월호 참사 속에서 자유로울수 없는 여건에서 선거를 치렀다. 하지만 그는 하지만 ‘세월호 참사’라는 거대 파고를 넘어 인천 출신으론 처음으로 민선 시장에 선출됐다.

당시 유정복 후보는 여권의 ‘힘 있는 시장’을 내걸고 당선됐다. 대표공약은 ‘인천발 KTX’ 였다. 유 후보는 3선 국회의원에 박근혜 정부 안행부 장관 출신인데다, 박 전 대통령의 한나라당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으로 ‘친박’ 실세였다.

유 후보는 당시 정권의 실세를 과시하며, 인천시 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제3연륙교 신설 등 각종 국책 사업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인천에서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나온 시장 후보라는 것도 이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유정복 후보는 이번에도 경인선 지하화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라는 대규모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이는 박남춘 후보가 제시한 제2경인선 신설과 서울2호선 서구 청라 연장에 빛을바랬다.

유 후보는 임기는 3조 7000억원을 갚고, 인천시를 재정정상단체로 돌려놓았으며, 이 성과를 바탕으로 복지제일도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공약으로 박근혜를 중심으로 한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시민들의 심판을 넘어서긴 어려웠다.

또한 전에는 유정복 후보가 인천에서 초, 중, 고를 나온 첫 후보라는 게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이번엔 박남춘 후보 역시 인천에서 초, 중, 고를 나온 이력 탓에 빛을바랬다.

여기다 선거 종반에 터진 정태옥 전 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망언도 유정복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유 후보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정태옥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정계 은퇴, 당의 제명을 요구했지만 선거가 얼마 안남은 상태에서 여론의 악화는 걷잡을 수 없었다.

게다가 유 후보는 이 ‘이부망천’의 원인을 ‘박남춘 후보가 토론회 때 인천을 깎아내린 것’에 기인한다고 쏘아붙여,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유정복 캠프 내에서도 ‘이부망천’ 사태에 대한 대응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남춘 "큰 표 차이로 이기는 데 문재인 대통령 있어"

무엇보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선거였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기본적으로 지방선거에서도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심판론이 작용했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는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준 선거였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라고 보기 어려운 선거였다.

이 같은 분석은 박남춘 의원의 당선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박남춘 후보는 방송사의 당선 확실 소식이 전해지자 "문재인 대통령과 당에 감사드린다. 제가 선거 운동을 열심히 한 것도 있지만, 제가 분석해 보면 역사이래 남북관계를 이렇게 만들어준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당이고, 동지라는 게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큰 표 차이로 이긴 데는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 정부와 대통령의 뜻을 지역에 전파하고 나누는 게 일이다. 또한 당 지도부가 지금까지 당 지지율을 유지해서 여기까지 왔다. 고마움 잊지않겠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시민사회단체와 거버넌스를 구축해 시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제가 제 입으로 일 잘 한다는 소리 안 하겠다. 정직하게 힘들면 힘들다고, 도와달라고 하겠다. 그러기 위해 시정을 공개하겠다, 재정상태도 공개하겠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제자로서 협치를 하겠다. 위원회 잘 구성해서, 더디 가더라도 많은 분들과 얘기 나누며 시정을 펼치겠다. 설령 성과를 못 내더라도 조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남춘 후보는 인천시장 당선으로 인천에서는 물론 여권 내에서 ‘잠룡’으로 부상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여권의 인천 정계는 박남춘 후보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고, 박 후보는 이번 당선을 계기로 여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각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