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철 칼럼] 최저임금 인상과 지역화폐
[신규철 칼럼] 최저임금 인상과 지역화폐
  • 시사인천
  • 승인 2018.06.1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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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철 객원논설위원
신규철 객원논설위원
신규철 객원논설위원

이번 지방선거는 이슈가 없다고도 하고, 남북·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질서가 모든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이라고도 말한다. 그런데 지상파 방송3사가 지난 2~5일 조사한 결과는 이런 예측을 뒤집었다. 투표 시 고려할 주요 사안으로 1위가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정책, 2위가 지역 활성화 정책이었다. 남북ㆍ북미정상회담 등 남북관계는 3위로 나타났다. 결국 먹고 사는 문제가 최대 관심사였던 것이다.

최근 민생문제에서 화두는 최저임금 인상이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작년에 최저임금을 16.4% 인상하면서 이에 따른 중소상인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현금 3조원 지원과 76개나 되는 지원정책들을 쏟아냈다. 그런데 내년 최저임금을 놓고 노사 간 줄다리기가 시작되고 있는 이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복리후생비와 정기상여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있게 최저임금법을 고쳤다. 이번에도 중소상인들이 핑계거리가 됐다.

자영업자들의 생활이 어려운 건 한두 해가 아니다. 저성장과 고용 없는 성장, 정리해고 등으로 자영업 시장은 상시적 공급 과잉으로 경쟁이 극심하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568만 2000명이고, 2016년 기준 한 해에 110만명(하루 3015명)이 창업하고, 83만명 (하루 2300명)이 폐업했다. 한마디로 ‘다산다사’형 구조다. 이런 와중에 대기업들은 대형마트에서 복합쇼핑몰로 나날이 신종무기를 개발해 골목상권을 침탈하고, 편의점 등을 거느린 대기업 본사의 갑질과 수탈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자기 맘대로 올려 자영업자를 빈털터리로 쫓아내고 있다. 자영업자들에게 총체적 난국이다. 이런 벼랑 끝 상황이기에 최저임금 인상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속도 조절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경제적 약자도 생존할 수 있는 유통생태계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땜질식 처방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지속가능하게 하는 제도와 활성화 방안을 찾아야한다.

한 축은 쓰나미에 대비해 둑을 높게 쌓는 규제 정책이다. 골목상권과 생계형 업종을 보호하고, 갑질 방지를 위해 관련법을 고치거나 새로 만들어야 한다. 다른 한 축은 농작물이 잘 자랄 수 있게 김매고 거름 주는 활성화 정책이다.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은 그중 하나다. 이 정책은 정부 지원정책 76개 중에서 상인들이 가장 바라는 정책이다. 지역화폐는 복합쇼핑몰과 대형마트에 빼앗긴 소비자의 발길을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으로 돌리는 데 가장 효과적 방안이다. 이미 일본, 유럽,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지역공동체 복원 효과도 입증됐다. 대기업 본사의 빨대 효과와 역외 소비로 인해 지역경제는 나빠진다. 돈이 지역에서 돌아야 지역경제가 살고 일자리가 생기는데 말이다.

지역화폐는 대형마트에선 사용할 수 없다. 이를 사용하는 시민에겐 각종 할인과 포인트 적립 등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자영업자들은 비싼 카드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공동 마켓팅도 가능하다. 지역화폐를 통해 자립적인 선순환 지역경제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인천시 아동수당 지급 대상자는 약 14만명이다. 전체 금액(월 10만원) 중 50%만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면, 이것만으로도 연간 840억원이다. 여기에 공무원 맞춤형 복지의 30%, 각종 포상금 등을 합하면 1000억원이 넘는 규모가 된다. 인천시장 후보들도 인천페이, 인처너 카드, 인천사랑상품권 발행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관련법안이 하루빨리 국회를 통과하고, 후보들의 공약이 실행되길 바란다. 지역화폐가 인천의 중소상인 약 14만명에게 한줄기 희망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