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기초는 교역과 관광, ‘해운ㆍ항공’ 인프라 키워야
남북경협 기초는 교역과 관광, ‘해운ㆍ항공’ 인프라 키워야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8.06.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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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서해 남북교류 활성화 방안
3. 서해 남북교류는 인프라 구축부터(하)

무르익는 북미회담 기대 커지는 한반도 신경제구상

문재인 정부가 구상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자료출처 청와대)
문재인 정부가 구상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자료출처 청와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두 정상이 회담 개최를 확인하고 종전 선언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한반도 평화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의 화두는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북한체제 보장이다. 비록 2003년에 폐기되긴 했지만, 1994년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를 위해 처음 체결한 ‘제네바 합의’가 24년 만에 결실을 맺는 셈이다.

제네바 합의의 골자는 비핵화와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 북미 수교다. 당시 북한은 핵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과 수교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 남한 등 주변국은 북한에 경수로 발전소와 중유 공급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도 이 연장선에서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하는 대신, 미국이 북한체제를 보장하는 것이다. 체제 보장은 곧 종전 선언에 이은 평화협정 체결과 수교를 의미한다.

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 시각)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에서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이 잘 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미국으로 초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북미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종료 합의에 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북한과 수교에 대해선 “국교 정상화는 내가 원하는 무언가가 모든 게 갖춰졌을 때 하길 희망한다”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북미정상회담은 북미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의 시작이다. 종전 선언에 북미 수교까지 언급되는 만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이후 남북 경제협력을 제한하고 있는 대북 제재 조치 해제로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은 더욱 긴밀해질 전망이다.

지난 5월 북미정상회담에 난기류가 형성됐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한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날인 27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고,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미회담이 성공하면 대규모 대북 경협을 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한 사실을 북측에 전했다”고 밝혔다.

북미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한반도 신경제 구상도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는 이달 안에 한반도 신경제 구상 기본계획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각 부처는 한반도 신경제 구상 기본계획을 두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개성공단 재가동 대비해 인천~개성 항로 준비

북미정상회담에 가장 기대를 거는 경협 분야는 개성공단이다. 개성공단은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으면 재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반대로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제재가 풀리면 개성공단부터 재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남북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를 합의했고, 지난 1일 고위급회담 때 이를 개성공단에 설치하기로 했다. 그 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추진단이 8일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추진단은 사무소로 적합한 장소를 찾기 위해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와 개성공단종합지원센터 등을 둘러보기로 했다.

정부는 개성공단 재개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2016년 2월 전면 중단 이후 2년 4개월 만에 남쪽 고위급 인사의 첫 방문이라 의미가 상당하다.

개성공단은 3단계 개발로 계획돼있다. 2016년 2월 가동 중단 때까지 1단계 부지(330만m², 약 100만평) 개발을 마쳤다. 재가동과 더불어 확대 개발이 필요하다.

1단계 가동에만 북한 노동자 5만 4000명을 고용했으니, 2단계가 가동되면 최소한 10만명 이상이 필요하다. 개성공단 확장에 필요한 전기ㆍ상하수도ㆍ가스ㆍ도로ㆍ교통 등의 인프라는 물론 식자재 조달도 중요한 과제다. 그래서 개성공단 추가 개발 시 급한 게 인천~개성 간 바지선 항로 개설이다. 개성공단 추가 조성에 필요한 건설자재를 수송해야하고, 조성 후에는 공단 가동에 필요한 원ㆍ부자재와 식자재 등을 수송할 선박이 필요하다.

아울러 개성공단 추가 조성 시, 파주 신도시와 고양 신도시를 관통하는 도로를 이용해 인천항을 이용하는 것은 물류비가 커지는 데다 주민 민원이 제기될 수 있는 만큼, 인천항과 연결되는 인천대교가 영종도에서 강화도를 거쳐 바로 개성까지 연결되게 해야 한다.

북한경제특구 안내도.
북한경제특구 안내도.

 

철도에 집중된 북한 물류 비효율…해운에 투자해야

남북 경협의 가장 보편적인 사업은 남북 간 교역이다. 이 교역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간접자본시설 투자가 필요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27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이 북쪽에 올 때 북의 철도와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해 비행기 이용을 언급할 정도로 북한의 사회 인프라시설은 부족하다. 이는 대북 사업 진출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물류인프라 중에서도 해운 분야가 중요하다. 인천에서 개성 항로뿐만 아니라, 해주ㆍ남포 항로를 복원하고, 신의주 등 항로를 신설하며, 또한 북한 항만에 남한과 중국 등의 선박이 접안 가능하게 시설투자를 하되 국제합작으로 추진해야 한다.

해운이 열려야 화물과 여객을 운송할 수 있다. 해운과 항만은 또, 북한의 경제특구 공동개발과 산업단지 건설, 자원 개발, 관광산업 등 다른 산업 분야 경협의 기초 인프라다. 나아가 북한의 해운과 항만 분야 개방은 북한이 국제교역의 기준을 갖추는 시금석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 발표 내용을 보면, 북한에 철 50억톤, 금 2000톤, 아연 2110만톤, 몰리브덴 5만 4000톤이 매장돼있다. 무연탄은 45억톤, 갈탄은 160억톤이다. 세계 3위를 자랑하는 마그네사이트 매장량은 60억톤이다. 마그네사이트는 용광로 재료인 내화벽돌 제조와 화학시료 등에 쓰인다.

북한에는 또 ‘4차 산업혁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도 풍부하다. 희토류는 전자제품과 금속 첨가제 등 첨단산업 원재료로 쓰인다. 북한의 희토류 매장량은 2000만톤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남한의 연간 수요량은 3200톤이다.

미국의 온라인 경제 매체 <쿼츠(Quartz)>는 북한의 이 같은 광물자원의 가치가 약 8050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원을 가져오려면 해운과 항만인프라 투자가 있어야 하고, 안정적 운영을 위해 국제합작 방식이 적합하다.

북한 물류의 중심은 우리와 달리 철도다. 도로와 해운은 보조 성격이다. 2016년 기준 북한의 철도는 총연장 5226km 규모로 화물수송의 90%를 담당하고 있다. 여객수송비율 또한 62%를 차지한다.

그러나 98%가 단선이고, 통신과 신호체계가 대부분 반자동이다. 게다가 70% 이상이 일제강점기에 건설한 것으로 노후화가 심하다. 선로 침목의 경우 나무 비중이 높다. 이마저도 생나무를 사용하고, 레일 마모도 심각해 탈선 위험성이 높다.

북한 철도의 평균 속도는 여객 20~50km/h, 화물 30~40km/h, 중량화물 약 17km/h로 매우 느리다. 게다가 전기 부족으로 운행이 중단되는 사태도 빈번하다. 이 같은 조건이라 서해와 동해의 북쪽 항만 투자로 항로를 개설하고 해운을 활성화하는 게 경협을 위한 기초과제로 꼽힌다.

2013년 7월 중국 단동에서 바라 본 북한 신의주 일부 전경.
2013년 7월 중국 단동에서 바라 본 북한 신의주 일부 전경.

 

인천항 발전 모델은 남포항과 해주항의 타산지석

향후 남북 경협이 본격화되면 개성공단 외에도 북한이 경제특구로 지정한 서해안 해주강령ㆍ평양ㆍ남포ㆍ신의주공단과 동해안 원산ㆍ함흥ㆍ청진ㆍ나진선봉공단 등에 남북 합작 또는 국제합작을 통한 경협 활성화가 기대된다. 또한, 북한 해주제철소는 연간 1000만톤 조강 능력을 확보하게 육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서해안에서는 남포항 항로 준설과 남포외항 건설, 해주강령항 건설이 요구되고, 동해안에선 원산항과 나진선봉항 개발이 요구된다.

남북 경협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 같은 해운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 다행히 남북은 해운 합의서를 채택한 경험이 있는 만큼, 바닷길의 경우 인천~남포 정기노선을 복원하는 게 우선이다. 인천~남포 노선은 1995년 개설됐고, 5.24조치 전까지 정기화물선이 운항했다.

인천항의 대북 물동량은 2005년 424만톤에서 2006년 1025만톤, 2007년 1548만톤, 2008년 1211만톤, 2009년 1426만톤, 2010년 83만 2000톤을 기록했다. 인천항은 5.24조치로 남북 교역이 단절될 때까지 총4억 4034만톤을 처리하며 남북 경협의 중추적 역할을 했다.

이렇듯 향후 남북 경협이 복원되면 인천항을 이용한 북한 화물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 5월에 남북 교류 활성화를 위한 남북경제협력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우선 과제는 인천~남포 노선과 인천~해주 노선 복원이다. 이는 10.4선언에서 검토한 해주지역 경제특구(=강령군)를 뒷받침하는 일이다. 경제특구 조성 시 인천~해주 간 해운 노선을 복원해, 물자와 인력 수송을 지원해야한다. 또 인천에서 단동을 취항하는 노선이 운영되고 있는 만큼, 맞은편 신의주항을 취항하는 일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남북 경협 발전 시 북한도 외항이 있어야한다. 대동강 하류 남포항은 북한의 서해 관문인데, 하구가 막혀 있어 외항이 아니다. 남포 외항 개발에 인천항만공사가 국제자본과 합작해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인천항도 남항이 개장하면서 외항시대를 열었고 성장하기 시작했다. 남항을 대표하는 부두인 ICT(인천컨테이너터미널) 부두는 싱가포르와 삼성의 합작으로 탄생했다. 남포의 자매도시인 톈진은 인천과도 자매도시이니, 일례로 톈진과 합작하는 방안을 떠올릴 수 있다.

백두산관광은 인천공항서, 삼지연공항 노선 개설로

북미정상회담으로 주목받는 분야는 관광산업이다. 우선 기존에 진행했던 금강산관광과 개성관광, 평양관광과 백두산관광을 재개하고, 이에 맞춰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 북한 항공노선을 개설하는 게 과제로 꼽힌다.

지난 5월 북한이 평양 비행정보구역(FIR)과 인천 FIR를 연결하는 제3국과의 국제 항로 개설을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민항기구(ICAO)에 제안했다고 발표한 만큼, 합의만 되면 언제든지 취항이 가능하다.

10.4선언에 남북은 ‘백두산관광을 실시하고 백두산~서울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판문점선언이 10.4선언 이행을 약속한 만큼, 금강산ㆍ백두산ㆍ평양관광 재개와 더불어 원산 갈마공항, 평양 순안공항, 혜산(백두산) 삼지연공항 항로를 개설하는 게 과제다.

우선 관광 재개 시 비정기적 노선을 개설하고, 남북 국적 비행기가 당장 취항하는 게 어렵다면 제3국 국적 비행기부터 취항하게 할 수 있다.

북중정상회담 이후 중국 국영 항공사인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는 지난 6일 베이징 발 CA121편 운항을 시작으로 베이징~평양 노선 운행을 7개월 만에 재개한 만큼, 이를 확대해 우선 중국인 관광객과 중국 국적 비행기가 인천공항에서 취항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그 뒤 미국ㆍ몽골ㆍ러시아ㆍ일본 등 제3국 비행기가 인천공항 또는 김포공항에서 관광 또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승객을 싣고 이 노선에 취항할 수 있게 하면 된다. 물론 이를 위해선 북측 공항시설에 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서해의 대표적 관광지인 서해5도와 북한의 장산곶, 해주 등을 중국과 엮은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뒷받침할 해운과 항공노선을 개설하는 게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 인천공항공사의 몫이다.

백령도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이 다시 백령공항에서 평양순안공항이나 백두산삼지연공항, 원산공항에 갈 수 있어야하고, 백령도에서 중국 산동성 웨이하이와 랴오닝성 다롄, 북한 장산곶ㆍ남포ㆍ신의주를 연결하는 여객선 항로를 개설하는 것도 민선7기 인천시의 정책과제로 꼽힌다.

강원도 고성군은 2023년까지 200억원을 들여 명호리 일대 190만㎡ 부지에 ▲동해안 경관지구 ▲한민족 화합지구 ▲비무장지대(DMZ) 생태지구 등 3개 지구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강원도는 고성 진부령을 출발해 백두산 장군봉까지 가는 민족평화트레일 코스(719㎞)를 개발하겠고 했다. 이제 남북 경협의 중추인 인천이 시대의 변화에 답할 때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