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부대' 도시 줄세우기가 아닌 시민 삶에 집중해야
'서인부대' 도시 줄세우기가 아닌 시민 삶에 집중해야
  • 김강현 기자
  • 승인 2018.05.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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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서인부대 구호에 가려진 실체 ⑥
유정복 인천시장은 “재정건전화 성과를 바탕으로 인천이 부산을 앞서, 서울에 이은 2대 도시가 됐다”며 ‘서인부대(서울·인천·부산·대구)’를 외치고 있다. 올해 시민의 날에는 서인부대를 정식으로 선포 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인천시도 보도자료를 내고 홍보단을 운영하며 주요 경제지표에서 인천이 부산을 앞섰다는 내용의 서인부대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시는 지난 2016년에 인구 300만명을 넘어 350만명의 부산을 바짝 뒤 쫒고 있으며, 2016년 인천의 지역내 총생산(80조 9000억원)이 부산의 지역 내 총생산(81조 2000억원)을 따라잡았다고 전했다. 또, 지방세, 보통교부세 등 주요 지표에서 부산을 따라 잡거나 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시의 발표를 보면, 정말 인천이 부산을 앞서서 서울에 이은 2대 도시가 된 것만 같다. 그러면 시민들의 삶은 그만큼 나아졌을까? ‘서인부대’ 구호에 가려진 실상을 <시사인천>이 꼼꼼히 파헤쳐 봤다.
 

부산에 비해 한참 부족한 정책들

시사인천은 그동안 인천과 부산의 청년, 가족·출산·보육, 아동·청소년, 대학, 문화 인프라 등의 정책을 비교했다.

‘서인부대’구호에 가려진 실체를 알아보기 위한 직접 비교 결과는 참담했다.

인천의 청년정책은 예산 등 모든 분야에서 부산에 비교우위를 선점한 것이 하나도 없었고, 가족정책은 예산 규모는 비슷하나 인천 시민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정책들이 대부분이었다.

두 정책 비교에서 나타난 인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통’이다. 시민들은 시에 어떤 정책이 있는지 알 수 없어, 그나마 있는 정책도 누리기 힘든게 대부분이다. 허울뿐인 정책인 셈이다.

부산은 시청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고, ‘부산이 청년에게’나 ‘맘에게 마음으로’ 등 특정 분야의 소통창구를 만들어 운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천은 이런 소통창구가 마련 돼 있지 않다. 홈페이지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 400~500페이지의 방대한 정책 자료만 존재한다.

류부영 인천시 보육정책위원은 이에 대해 “형식적인 집행 중심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들을 위해 만들어지고 시행되는 정책이 아니라, 집행하는 관 중심의 정책이라는 것이다.

대학교육 분야에서도 인천과 부산의 차이는 컸다. 인천은 그동안 지역의 대학을 육성하기 보다는 국내 유명대학이나 해외대학을 유치하는 데 더 신경 썼다. 이제는 지역 대학을 내실 있게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화정책도 부산과 차이가 있다. 부산은 지역만의 문화 ‘색깔’을 찾았다. 영화·영상·게임·만화 등 지역의 특색을 살려 중점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은 큰 틀에서 방향이 없다. 인천시가 최근 1000개의 문화오아시스 사업 등 문화·예술 분야 사업을 시작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화 되거나 시민들이 체감할 정도의 수준에는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인천과 부산은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제지표가 비슷해졌다고는 하지만, 역사·문화·인식·인지도·시민들의 삶의 질 등 여러 분야를 놓고 봤을 때 부산을 앞섰다고 말하기엔 민망 할 정도다.

시민들의 삶에 집중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도시의 순위를 매긴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각 지역마다 특색이 다르고 추구하는 방향도 다르다. ‘서인부대’는 획일화된 가치관으로 도시를 바라보는 전체주의 아래서나 나올 법한 구호다.

근거도 빈약하고 필요하지도 않은 순위매기기로 얻는 것은 없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인천시장 본인이 선거를 앞두고 이미지 메이킹 하는 것 이상의 효과는 없다”고 단언한다.

시민들은 인천이 얼마나 거대한 도시인지보다 내 삶이 얼마나 나아지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임승관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대표는 “관광객이 많이 오는 행사를 개최한다고 해서 인천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거나 실질적인 삶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고, 인천에 사는 한 청년은 “인구수 같은 지표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일할 수 있는 직장과 살 수 있는 집 등 피부에 와닿는 청년정책이 생기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인천의 경제지표가 성장하고 인구가 늘어난다고 해도 시민들의 삶이 변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천시는 도시의 규모를 부풀려 선전하기 보다는 시민들의 삶에 집중해서 진정 시민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