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물 관리, 보건교사 업무 분담 ‘부당’
먹는 물 관리, 보건교사 업무 분담 ‘부당’
  • 장호영 기자
  • 승인 2018.04.1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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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들 “법적인 근거 없다” … 인천시교육청 “학교 업무 분장은 학교장 권한”

보건교사들이 학교에서 먹는 물 관리 업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법적인 근거가 없어 부당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인천지역 보건교사들에 따르면 인천의 상당수 초‧중‧고등학교에서 보건교사들이 먹는 물 관리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 학교 관리자들은 그동안의 관행과 학교보건법 시행령을 근거로 들며 보건교사들에게 업무를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보건법 시행령 23조를 보면 학교 환경위생의 유지·관리와 개선에 관한 사항은 보건교사의 직무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보건교사들은 먹는 물 관리를 맡는 것이 아무런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먹는 물은 ‘식품위생법’ 상 식품에 해당해 식품관리전문가가 관리하거나 ‘먹는물관리법’에 따라 시설 관리자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교사들의 이런 주장은 오래 전부터 계속됐다. 지난 2013년 4월에는 인천지역 보건교사 230명이 “학교쪽이 먹는 물 관리와 공기질 측정 등 환경위생업무를 보건교사에게 떠넘기고 있어, 보건교사가 학생들의 보건교육과 건강관리 등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며 집단 민원을 내기도 했다.

이후 여러 학교에서 보건교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먹는 물 관리 업무를 영양교사나 행정실이 맡는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학교가 먹는 물 관리를 보건교사에게 맡기고 있다.

사단법인 보건교육포럼의 박상애 교사는 “교사들이 가르치는 업무에 집중해야한다며 대부분 행정업무를 줄여주고 있지만, 약자인 보건교사에게는 행정업무가 더 늘어나고 있다”며 “식품관리 전문가가 아닌 보건교사가 먹는 물 관리를 맡고 식중독 발생 시 책임까지 져야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무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법적인 근거도 없는 행정업무를 맡음으로 인해 대다수 보건교사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며 “보건교사가 보건교육 등 가르치는 업무에 집중하고 응급상황 등 학생의 건강관리에 충실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붙였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마다 먹는 물 관리자가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교의 업무 분장 권한은 학교장에게 있어 논의를 통해서 업무를 결정하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