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 뜬금없는 4월 추경…진짜 목적은?
남동구, 뜬금없는 4월 추경…진짜 목적은?
  • 최태용 기자
  • 승인 2018.04.06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긴급한 예산 없어" 명분 없는 추경 지적 일어
인사 관련 조례도 슬쩍 끼워넣어 '보은' 비난 자초
인천 남동구청 청사.(사진제공 남동구)
인천 남동구청 청사.(사진제공 남동구)

인천 남동구가 때 아닌 추경(추가경정 예산) 편성으로 입길에 올랐다.

남동구 기획예산실은 올해 1회 추경을 위해 각 부서의 예산편성요구서를 취합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정부 추경 반영분과 국·시비 매칭, 청년일자리 사업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도 설명했다.

추경은 실행 단계에 들어간 사업에 추가 경비가 발생할 경우 의회 동의를 얻어 집행하는 예산이다. 정부가 추경을 편성할 경우 지방정부도 관련 예산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정부 추경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제 국회로 넘어가 논의를 거쳐야 해 의결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올해처럼 지방선거가 있는 해에는 지방의회 의원들이 선거운동을 이유로 자리를 비울 것을 고려해 1회 추경은 대개 3월에 진행한다. 지금 관련 부서 의견을 취합해 추경안을 만든다면 선거가 1달 남짓 남은 이달 말쯤에나 본회의 표결이 가능해 보인다.

인천의 한 기초자치단체 관계자는 “군·구 대부분이 지난달 1회 추경을 마쳤다. 지방선거가 있는 해는 3월 추경이 기본이다”며 “국비, 시비와 매칭되는 예산 가운데 특별히 시급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남동구는 이번 추경심의때 공무원 인사와 관련 있는 조례 두 개도 함께 올릴 계획이다. 환경녹지국 신설을 위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안’과 ‘지방공무원 정원 조례 일부개정안’이다.

남동구 의회는 지난달 임시회에서 이 조례안들을 부결시킨 바 있다. 공무원 숫자가 부족한 상황에 국을 신설하는 것은 행정력을 분산시켜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구는 공무원 충원 등 상황 변화가 없는데도 조례 부결 20여일만에 같은 조례를 다시 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기엔 현재 5급 별정직인 구청장 비서실장 자리를 다시 공무원으로 되돌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구는 장석현 구청장 취임 직후 당초 별정직이던 비서실장 자리를 공무원으로 바꿨다. 2016년 6월 이를 다시 별정직으로 바꾸는 조례를 발의해 4번의 부결 끝에 5번째 의결됐다.

4년 임기 동안 비서실장 자리를 별정직을 공무원으로, 바꾸고 공무원을 다시 별정직으로 바꾸고, 또 다시 별정직을 공무원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엔 특별한 이유가 없다.

남동구의회 최승원(정의당, 만수2·3·4·5동) 의원은 “출마가 불가능한 자유한국당 구청장의 마지막 행패다”며 “자신이 선거에 나올 수 없으니 다음 구청을 훼방 놓겠다는 것 말고 어떤 논리도 명분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국 신설도 특정 과장 승진이 목적이다. 임기가 끝나가는 장석현 구청장이 할 명분이 없다"며 "조직 개편은 다음 구청장이 할 수 있도록 장 구청장은 자중해야 한다"고 했다.

장석현 남동구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120만원을 선고 받고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 소래포구·남동문화원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입건돼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남동구 관계자는 “긴급하게 필요한 예산이 있어 추경이 필요하다”면서도 “국 신설은 공무원들의 진급과 관련이 있다. 사기 진작을 위해서라도 국 신설을 늦출 이유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