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유정복 인천시장 띄우기로 변질된 ‘미투’ 행사
[현장] 유정복 인천시장 띄우기로 변질된 ‘미투’ 행사
  • 장호영 기자
  • 승인 2018.04.06 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시 젠더폭력 OUT 선포식 참관기

유정복 인천시장은 행사 시작 시간보다 30여분 늦게 도착했다. 인천여성가족재단 정문에는 재단 직원 5명이 우산을 쓴 채 시장이 도착하기 만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한 직원은 “시장님이 10분 후에 도착하신다”며 직원들에게 긴장감을 전했다.

5일 인천여성가족재단에서 열린 인천시 젠더폭력 OUT 선포식에 참여하기 위해 유정복 인천시장이 재단 관계자들과 함께 파란 카펫을 밟고 재단으로 들어서고 있다.
5일 인천여성가족재단에서 열린 인천시 젠더폭력 OUT 선포식에 참여하기 위해 유정복 인천시장이 재단 관계자들과 함께 파란 카펫을 밟고 재단으로 들어서고 있다.

유 시장이 오후 2시 5분께 도착하고 차량에서 내리자 재단 직원들이 우산을 쓴 채 주변으로 모여들었고, 유 시장은 건물 입구부터 재단 정문까지 깔린 파란 카펫을 밟고 건물로 들어섰다.

인천여성연대가 유 시장이 ‘미투(METOO, 나도 피해자)’를 선거에 이용하는 행사라고 비판한 5일 오후 1시 30분부터 인천여성가족재단 대강당에서 열린 ‘인천시 젠더폭력 OUT(아웃) 선포식 #METOO with 仁(샵 미투 위드 인)’ 행사를 참관했다.

행사는 젠더폭력 예방 동영상 상영, 팝페라 그룹의 식전 공연, 내빈 소개와 개회 선언, 유 시장과 제갈원영 인천시의회 의장의 인사말, 젠더폭력 아웃 선포식과 손팻말 퍼포먼스, 젠더폭력 아웃 공감 톡(talk), 젠더폭력 예방 교육 순으로 진행됐다.

문제는 행사의 대부분이 유 시장과 인천시의 성과 알리기에 초점이 맞춰줬다는 것이다. 사회자는 “인천시가 젠더 폭력 예방에 앞장서고 있으며, 다른 시도에서 널리 퍼지길 바란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또한 사회자는 ‘젠더폭력 아웃 공감 톡’ 진행 시 다른 패널들과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도 유 시장에게 젠더폭력 예방을 위해 인천시가 한 일을 계속 홍보할 수 있도록 대화를 이어 갔다.

5일 인천여성가족재단에서 열린 인천시 젠더폭력 아웃 선포식에서 퍼포먼스를 한 후 참가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5일 인천여성가족재단에서 열린 인천시 젠더폭력 아웃 선포식에서 퍼포먼스를 한 후 참가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유 시장은 “안전한 도시 만들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인천 전체 편의점 1000개에 안전벨을 설치했고,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에게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에서 이미 가정폭력‧성폭력 상담소를 12개 운영하고 있으며, 옹진군은 찾아가는 상담을 하고 있다”며 “초등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하교길 도우미 사업, 혼자 사는 여성을 위해 공동주택 어르신 택배 사업, 모든 어린이에게 생존 수영을 가르치는 등 안전망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천여성연대 관계자는 “결국 행사가 사전에 우려했던 내용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며 “인천의 성평등 지수는 여전히 중하위권이고, 여성들이 정말 인천을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용 행사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차라리 인천시 여성정책을 발표하는 자리가 옳았을 것”이라며 “그동안 해왔던 일을 알리는 정도의 행사에 왜 미투를 가져와서 사용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